대선전초전 성격을 띤 충남 예산 재선거와 경북 포항북 보궐선거 날짜가
다음달 24일로 결정됨에 따라 대세몰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총력전에 본격 돌입했다.

신한국당은 다음달 21일 전당대회에서 확정된 대선후보가 세몰이에 나서면
한 곳에서는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회창대표가 후보가 되면 이대표의 연고지인 충남 예산의 재선거는 김종필
총재의 영향력이 상쇄돼 유리한 대결이 되고 이수성고문이 뒤집기에 성공
하면 새로운 TK(대구.경북)세력의 "대부"로 포항북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한국당은 예산의 경우 오장섭전의원이 4.11총선때 2만3천여표를
얻어 자민련 조종석전의원에 4천여표 차이 밖에 나지 않은데다 그동안 조직
관리를 잘해 "고토회복"이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일각에서는 현재 두 지역 모두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후보가 대권레이스의 초반부터 이미지손실을 입는 것은 큰
부담이라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모두 질 선거라면 경선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패배의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신한국당이 전당대회를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선거일을 정략적으로 잡았다며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양당은 그러나 내부적으로 선거날짜와 관계없이 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특히 포항 보선에서는 박태준포철회장을 전폭 지원, 반DJP연합의 축으로
부상할 수 있는 민주당의 이기택총재와 TK지역 장악을 시도하는 신한국당의
이병석위원장을 제압, DJP연합의 파괴력을 과시하고 여권에는 TK지역의
민심이반을 재확인시켜 주겠다는 입장이다.

<허귀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