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을 찾아 뛰어라"

불황에 시달리는 공연계가 관객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을
도입하고 나섰다.

대학로에선 평일 낮 공연이 자취를 감추고 극단마다 어렵게 마련한
소극장을 파는 등 공연시장의 불황 체감지수는 극에 달한 상태.

대형무대도 기업협찬이나 후원을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좋은 작품을 공연하는 것이 관객확보의 최우선 책임임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앉아서 관객들을 기다리기엔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는 판단이다.

정동극장은 연극 "오구" (연희단거리패)를 올리면서 공연기획사 컬티즌과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오구" (이윤택 작.연출)가 남녀노소 모두 즐길수 있는 극임을 감안해
연령별로 마케팅전략을 세운 것이 특징.

첫째는 "<><><>선생님과 함께 하는 연극마당"을 마련, 중고등학생들의
단체관람 (5천원)을 유도하는 방안.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낸후 직접 연극담당이나 국어교사를 방문해
적극적인 세일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 18개 학교가 신청한 상태.

정규공연과는 별도의 낮 공연으로 이뤄진다.

대학생들을 위해선 4회의 특별 심포지엄 공연을 마련했다.

연극관련학과 학생들을 관객으로 확보해 단체관람후 평론가, 연출가,
배우들과 토론 기회를 갖도록 한 것.

정동극장측은 이처럼 특정 집단을 확보하는 전략을 "천수답식에서
벗어난 수리안전답식의 마케팅전략"이라고 말한다.

특별효도상품 개발은 노인층을 동반한 가족 관객을 끌어 들이기 위한
아이디어.

R석 (5만원)을 만수무강석으로 지정, 부모님께 드리는 카드형식의 티켓을
발행하고 주연배우 (강부자)와의 사진촬영기회 등을 제공한다.

30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공휴일 오후 3시, 6시30분 (화
금 휴관). 수요일은 관람료 10% 할인 (주연 정동숙).

문의 773-8960

삼성영상사업단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6월17일~7월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를 공연하면서 예약관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티켓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프리뷰공연 (16일) 티켓을 50% 할인가격에 7백장 한정판매하고
엠버서더호텔과 제휴, 숙박과 공연 관람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마련했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제주도 여행권을 경품으로 내걸고 지난달 30일까지
접수받은 전화예약엔 1천7백여명이 신청했다.

문의 508-8555

한편 대학로공연에서도 관람료 리콜제, 백수를 위한 무료 공연 등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