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들의 스코어는 버디 숫자가 좌우하고 그 버디는 퍼팅이 좌우한다.

퍼팅은 그린에서 이뤄지는데 프로들에게는 "자신에게 딱 들어 맞는
그린"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제16회 팬텀오픈에서 최경주(27.슈페리어)는 "본대로, 느낀대로" 퍼팅이
떨어졌다.

"국내에서 내가 경기해 본 코스중 그린이 가장 빨랐던 것 같습니다.

원래 빠른 그린을 좋아하는데 이번엔 그저 느낀대로만 툭툭 쳐주면 볼이
홀을 찾아 들었습니다.

퍼팅이 편해지면 마음도 편해지고 보기를 해도 심리적 압박감이
덜합니다.

사실 앞으로 대회가 많이 남아있고 해서 이번 대회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쳤는데 그것이 무리한 샷을 예방한 것 같습니다"

결과는 4라운드동안 총 20개의 버디로 나타났다.

우승스코어는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백75타.

그것은 종전 대회 최저타수 (93년 박남신의 12언더파 2백76타)를 1타
경신한 신기록이자 2위 정도만과는 4타차의 완승이었다.

95년에 이어 이대회 두번째 정상으로 우승상금 2천7백만원에 대회신기록
보너스 2백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최경주의 7개 보기는 비바람이 몰아친 대회 3일째 후반과 "우승이 거의
확정된" 최종일 후반에 몰려있었다.

3일째에서는 11,14,15번홀에서 그린미스등의 이유로 보기 3개를 범했고
최종일 (25일)에는 10번홀까지 무려 7타차 선두후에 11,13,14번홀에서
줄보기를 기록했다.

4라운드동안 3퍼팅은 단 2개.

<>.최경주는 최종 18번홀 (파5.5백29m)에서 갤러리들에게 "마지막
선물"도 선사했다.

이 홀에서 국내 프로들중 처음 투온에 성공한 것.

최는 핀까지 2백40m를 보고 스푼으로 세컨드샷, 투온에 성공한후 4m
이글퍼팅을 했다.

그러나 볼은 아깝게 홀컵을 20cm 지나쳐 버디에 그쳤다.

이 홀을 두타에 정복한 선수는 외국프로가 한명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상금왕이었던 최경주는 이번 우승으로 "여전한 전진"을 알린 셈.

그는 7월의 브리티시오픈 최종예선에도 참가하며 메이저 입성도 노리고
있다.

한편 김종덕의 공동 3위, 최상호 박남신의 공동5위도 "베테랑들의
건재"를 확인시키고 있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