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 한경서평위원회
** 저 자 : 마이클 노박
** 감 역 : 김진현
**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사

현대에 들어와 공룡처럼 영향력이 커진 기업이 이윤 추구 과정에서 벌이는
비윤리적인 행태에 우려를 갖지 않을수 없다.

네슬레라는 기업이 아프리카에서 분유 판촉활동을 벌여 아프리카 일부 국가
의 유아사망율을 크게 높인 일이라든지, 기존의 윤리의식에 과감히 도전장을
전진 베네통의 대형 광고판을 보면서 기업의 참된 모습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을수 없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직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다는 죄목으로 구속돼 있으며
올 정초부터 한보부도사태와 대선자금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평소 운동권에 의해 독점재벌이라고 비난받아오던 일부 대기업의 총수들이
연일 법의 심판을 받았으며 재벌은 곧 부정부패라는 일반인의 고정관념은
더욱 굳어져 가는 느낌이다.

신학자이며 미국대사를 역임한 마이클 노박이 최근 저술한 "소명으로서의
기업"은 기업의 존재이유를 "소명(calling)"에서 찾아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 책은 토마스 아퀴나스부터 카네기 록펠러를 거쳐 오늘날의 기업인에
이르기까지 기업을 보는 관점, 기업가의 사명을 현대적 감가에 맞게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오늘날 부도덕하고 범죄적인 모습으로 비치고 있는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원인과 처방을 제시하고 감원을 통한 기업의 기업의
다운사이징에 대한 바른 인식을 제공하고 있다.

난잡한 경제나 경영학 이론서는 아니지만 일반인들의 피부에 와 닿을수 있는
신선한 읽을거리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필자는 막스 베버가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가 탐욕을 조장한다는 단언은 사회학적으로 유치한 수준의
견해라고 반박한다.

실제는 반대다.

풍요를 창출하는 것이 목적인 곳에서는 특정한 재화가 높은 가치를 잃고
풍부하고 값이 싸진다.

자본주의 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위험부담을 기꺼이 수용하며 현실에 긍정적
이고 기본적으로 신의를 믿고 규칙을 준수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인류가 그보다더 나은 선택이 없는한 인류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체제라고 보고 기업의 활동에 있어 보다 윤리성이 강조
되어야 하는데 그 윤리성의 본질은 창조주로부터의 소명에 찾아야 한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본서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사업의 덕목이다.

현대적 기업에 있어서 사업성공을 위한 주요 덕목으로서 본서는 창조력,
공동체 결속, 실제적 현실주의 덕목을 열거하고 있다.

이것은 요한 칼빈이 구원관에 잇어서 예정조화설을 신봉하면서 끊임없는
절제를 통한 부의 축적에 가치를 둔 것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저자의 자본주의론은 캘비니즘의 현대적 해석이라 말할수 있다.

기업의 존재이유와 사회적 책임이 가장 민감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요즘
본서는 기업을 신학적 경제학적 경영학적 사회학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자본주의로 통합돼 가는 21세기의 국제정치 경제질서하에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경영자가 힘써야 할 방도를 모색하는데 도움을 주는
길잡이라 할 것이다.

김성국 <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