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강남역 사거리가 광화문.종로 일대에 이어 새로운 서점
타운으로 떠오른다.

매장 면적 5백평이상의 대형서점 2곳이 6월중 잇달아 개장돼 문화불모지
강남이 제2의 서점 메카로 등장하게 된 것.

현재 개장을 서두르고 있는 서점은 진솔문고와 시티문고.

진솔문고 (대표 홍기성)는 강남역에서 양재역쪽으로 2백m 떨어진 곳에
있는 진솔빌딩과 중앙종합금융빌딩의 지하 1층에 들어선다.

다음달 21일 문을 열 진솔문고의 총매장 면적은 1천9백평으로 영풍문고
(3천2백평), 교보문고 (2천7백평)에 이어 국내 3위다.

진열할 서적은 20만종 80여만권.

진솔문고는 강남전역뿐 아니라 분당 성남까지를 아우르고, 10~30대
젊은층을 주고객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홍대표는 "강남역 사거리는 잠실 사당 과천 분당 등 주변지역을 잇는
교통의 요지인 동시에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매장을 밝고
활기차게 꾸미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진솔문고는 매장 인테리어를 다른 대형서점보다 다소 화려하게
하고 실내에 음반점 문구점 패스트푸드점 등을 함께 배치한다.

또 8m마다 휴식공간을 마련한다.

진솔문고는 무역업체인 진솔물산이 80억원을 투자, 설립했으며 올해안에
2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진솔문고측은 하루 3만명 정도가 서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 98년
2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2천년께면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다 앞선 다음달 11일에는 강남역 시티극장 지하에 시티문고 (대표
김세영)가 문을 연다.

"행복한 책사랑"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 서점은 해냄출판사 (대표
송영석)가 25억원을 들여 만드는 것으로 5백평 매장에 25만여권의 책을
비치할 예정이다.

시티문고는 단순히 책을 사고 파는 장소가 아니라 책문화를 즐기는
고급 서점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내부를 고급스럽게 꾸미고 언론기관과 문화이벤트를 기획하며 건축
미술 만화 미디어 등의 전시 및 설명회를 주 1회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강남지역 서점으로는 처음으로 외서 코너도 마련한다.

시티문고는 또 국내 최초로 택배서비스 제도를 도입, 전화로 주문된
도서를 당일 집까지 배달해 주기로 했다.

유통중인 도서를 24시간안에 구해주는 도서예약판매제도와 통신판매
납품판매등도 같이 실시한다.

진솔문고와 시티문고의 개장으로 강남역 사거리는 기존의 동화서적
(1백50평)과 함께 본격적인 서점가가 될 전망이다.

교보문고-영풍문고-종로서적으로 이어지는 종로가 국내 제1의
서점메카라면 시티문고-동화서적-진솔문고로 이어지는 강남역 주변이
제2의 메카가 되는 셈.

그러나 진솔 시티문고 등은 젊은 세대만을 겨냥, 지나치게 화려하고
들뜬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출판협회의 한 관계자는 "책은 정신문화의 표상이며 서점은 조용한
문화공간으로 자리잡는게 바람직한데 6월에 개장하는 두 서점은 이를
무시하고 자극적으로 서점을 구성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