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인 자금부족 상태를 보여왔던 종금사와 증권사 등 제2금융회사가
최근엔 콜차입을 줄이고 있다.

잇단 대형부도와 부도방지협약 발효로 자금대출이 극도로 보수화되면서
영업자금에 여유가 생기고 있어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로 대기업들이 환투기를 위해 예치했던 외화를
내다 팔아 확보한 여유자금을 CMA(어음관리계좌) 등 단기상품에 투자, 수신이
증가한 것도 요인의 하나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RP규제를 느슨히 하고 있다.

종전엔 목표선을 두고 흡수하는 방식으로 은행에 여유를 주고 있다.

종금사와 증권사들은 콜모니 규모를 이달들어 사별로 5백억~1천억원정도
줄이고 있다.

한국자금중개주식회사 관계자도 "종금사와 증권사의 콜차입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며 "종금업계가 콜시장을 통해 조달한 단기자금은 지난
3월말 2조5천억원(잔액기준)에서 1조9천억원으로 6천억원, 증권업계의 경우
2조5천억원에서 1조8천억원으로 7천억원 줄었다"고 말했다.

종금사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자금이 남아돌아 여유자금을 CMA 등에 투자
하고 있다"며 "종금사 수신이 늘면서 자금여력이 생긴 반면 어음할인 등의
자금대출 영업은 위축돼 자금이 남아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종금사 발행어음 판매실적은 9조4천6백53억원(잔액기준, 7일 현재)
으로 이달 들어 8천4백15억원 늘었다.

은행신탁계정이 기업어음(CP) 인수를 꺼려 수신이 감소하는 경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수신증가요인이 더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14%대로 뛰어 올랐던 콜금리가 15일엔 연12.52%로 크게 떨어졌다.

콜금리의 안정으로 중장기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회사채(3년) 유통수익률은 12.25%, CP 할인금리 연12.80%, 양도성예금
증서(CD) 수익률 연12.83%를 기록하는 등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