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형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불황으로 자동차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는데도 지프형자동차는 지난 1~4월중
3만4백대가 팔려 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5.8%나 성장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프형자동차 판매가 이처럼 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다목적차량
(MPV)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휘발유값 인상으로 디젤차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업체들이 잇따라 신차를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이처럼 늘어나면서 출고적체 현상마저 빚어지자 각 업체들은
작업시간을 늘리는가 하면 생산시설을 확충해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특히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은 신차의 잇단 등장이다.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하반기 코란도의 새모델을 내놓은데 이어
현대정공이 갤로퍼의 부분변경모델인 갤로퍼II를 내놓았다.

구형모델인 록스타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아시아자동차도 오는 9월부터
신형모델인 레토나를 내놓고 본격적인 시장경쟁에 나설 계획이어서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자동차의 레토나는 경쟁입찰을 통해 군기동장비로 선정된 "J-7"의
민수형 모델이다.

지난 1일 끝난 97 서울모터쇼에 출품돼 관람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브랜드명을 "자연으로 돌아가자 (Return to Nature)"에서 따온 "레토나
(Retona)"로 지었듯이 정통 오프로드형 4륜구동차다.

외관은 물론 실내도 원형의 계기판을 사용하는 등 복고풍 냄새가 물씬
풍기게 구성했다.

2천cc 엔진을 달았다.

최고출력은 1백39마력이다.

아시아자동차는 이 차를 9월부터 월 2천대씩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아시아의 도전에 이미 새차를 내놓은 현대정공과 쌍용자동차는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현대정공은 최근 교체된 모델인 갤로퍼II가 월평균 4천4백대씩 팔려
나가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프형자동차시장 전체에서 차지하고 있는 갤로퍼II의 비중은 45.4%.

4월에는 마켓셰어를 53%까지 높였다.

따라서 현대정공은 경쟁업체의 신차가 나와도 큰 걱정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갤로퍼II는 냉각효율을 향상시켜 엔진출력을 갤로퍼에 비해 10마력
높였으며 보디 디자인도 에어로다이내믹 스타일로 변경해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는 갤로퍼II의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4만5천대로
늘려잡고 생산량 또한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쌍용자동차 코란도도 주문이 밀려 계약후 한달정도 지나야 차를 받을수
있을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코란도는 독일 벤츠사와 기술제휴로 개발한 2천~3천2백cc급 가솔린 및
디젤엔진을 장착, 최고급 모델은 2백20마력의 힘을 확보하고 있다.

스위치 하나로 4륜구동 전환이 가능하다.

무쏘 역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기아자동차 스포티지도 판매가 크게 늘어 올들어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이상 늘어났다.

스포티지는 수출도 호조를 보여 기아는 아산만공장 스포티지 라인의
서브공정을 협력업체로 넘겨 생산물량을 월 1만대 수준으로 늘리는 등
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