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다.
정부의 통신요금에 대한 규제가 전면 폐지되고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요금을 정하게 됐다.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이 본격적인 "가격전쟁"시대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정부의 통신요금 전면 자율화 방침은 요금을 시장원리에 맡긴다는
경제원리에 따른 것이다.
오는 6월이면 시내전화를 포함한 모든 통신사업이 실질적인 경쟁체제에
접어드는 만큼 이제 더이상 요금을 규제할 명분도 실익도 없다는 판단이다.
정통부의 석호익 정보통신정책심의관은 "통신사업자에게 요금산정을
맡김으로써 가격경쟁을 통한 저렴한 요금으로 양질의 통신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이것이 바로 경쟁효과를 극대화할수 있는 첩경"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통신요금은 누구나 혜택을 보는 보편적 서비스를 강조하다보니
원가와 무관하게 정책적인 판단에 따라 정해져왔다.
시내전화 요금이 물가안정이란 명목아래 원가의 70%선에 머물러온 것이
좋은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을 개방하면 외국업체들은 수익성이 좋은 시외전화
등에만 집중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비싼 통신요금의 "단물"이 외국업체의 몫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업자에게 요금산정권을 맡겨 요금구조가
원가에 입각하도록해 초과수익 여지를 없애자는 것이다.
요금 자율화는 통신요금의 전반적인 인하로 나타날 전망이다.
한국통신 SK텔레콤등 지배적사업자의 경우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되어있어
시내전화는 원가보다 싼 값을, 이동전화나 무선호출은 턱없이 비싼 요금을
유지해왔지만 이제는 이같은 관행이 바뀔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제2,제3사업자와의 경쟁에서 고객을 더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거품으로
뒤덮인 비싼 요금을 경쟁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상대적으로 초과수익을 내는 이동전화 무선호출
시외전화 국제전화의 요금이 최소한 지금보다 10%이상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누구나 턱없이 비싸다고 지적하는 이동전화와 무선호출의 요금이
큰 폭으로 내릴 것이라는게 이들의 분석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원가에 못미쳐온 시내전화나 공중전화 시내전용회선
요금은 소폭 인상될 전망이다.
또 기본료도 다소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금자율화는 또 다양한 요금제도 도입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사용량이나 이용형태에 따라 가장 저렴한 방식을
선택할수 있는 다양한 선택요금제가 일반화되리라는 예상이다.
이와함께 요금자율화는 통신업계의 재편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경쟁과 내년이후의 대외시장개방에 따라 경쟁력 있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게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경우 시장지배력이 강한 선발사업자들보다는
요금경쟁력이 약한 신규사업자들이 재편의 희생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외국업체의 진출, 외국기업의 국내업체 매수합병, 국내기업간의
매수합병등이 성행하면서 통신사업 구도의 대개편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 정건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