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정보기술(IT)업체인 독일 지멘스닉스돌프인포메이션시스템사
(SNI)의 게르하르트 슐마이어 회장(59)이 지난 6일 내한했다.

"SNI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경영자 연례모임"에 참석차 내한한 그는
"한국 정보산업이 매우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감탄했다"며 "기술력만
보완한다면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박2일의 짧은 방한기간동안 정몽헌 현대전자회장, 박건배 해태그룹
회장, 이용태 정보산업연합회회장 등 국내 IT업계의 주요 경영자들과
앞으로의 협력방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슐마이어회장을 만났다.

[ 만난사람 = 박수진 과학정보통신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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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공식적으로는 SNI지역별 최고경영자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근 컴퓨터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한국시장을 직접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앞으로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싶었다.

현대전자 해태그룹 등 SNI의 협력사 최고경영자들을 만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논의됐는지.

"구체적인 얘기보다는 앞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얘기들이
오갔다.

협력사 경영자들도 지멘스닉스돌프의 제품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만남에서 한국시장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판매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10여개 업체와의 관계도 더욱 돈독히 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SNI의 중대형컴퓨터부문 계열사인 지멘스피라미드사만 진출해
있으나 조직을 늘리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한국이 정보기술분야에 최근들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충분한
시장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지멘스닉스돌프는 한국에서 지멘스피라미드사를 통해 그동안 컴퓨터서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 진출 1년만에 2백4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

조직을 늘린다는 것은 컴퓨터서버이외의 제품도 취급해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뜻인가.

"아니다.

지멘스피라미드의 모기업인 지멘스닉스돌프가 직접 한국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지멘스닉스돌프는 현재 <>PC서버에서부터 MPP(초병렬처리시스템),
SMP(비대칭처리시스템)까지 담당하는 중대형 OEC(Open Enterprise Computing)
사업부문과 <>PC부문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ATM(비동기전송모드)장비
부문 <>데이터웨어하우스(DW) <>통신솔루션사업 <>회계솔루션사업 등
10개부문에서 사업을 진행해왔다.

앞으로 한국에 지멘스닉스돌프 현지법인이 들어와 서버이외의 시장도
적극 공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성능 노트북시장을 비롯, PC POS ATM관련장비시장은 한국에서
다른 업체와 견줄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품목이다.

즉 한국의 서버시장뿐 아니라 클라이언트시장도 공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멘스닉스돌프는 중형컴퓨터시장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한국에 기술을 이전하거나 한국업체와 판매외에 생산부문에서 협력할
의향은 있는가.

"당장 기술을 이전할 생각은 없다.

다만 한국 컴퓨터업체들은 컴퓨터 생산분야에서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고
지멘스는 선진 제조기술을 갖고 있어 이를 결합할 여지는 많다고 본다.

이같은 방식을 통해 한국에서 중형서버제품을 직접 생산할 수 있다"

-중형서버분야에서 협력한다면 대상업체는 어디를 꼽고 있는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러나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 대우통신 등 빅4중 1~2기 업체와 협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 IT업계에 대한 전망은.

"이번 방한기간동안 한국이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대기업들이 투자를 크게 줄이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경기하락에도 불구하고 IT업계만을 인력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호황이라고 들었다.

이는 전세계적인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기술력을 위주로 하는 IT업계의
경쟁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한국의 컴퓨터 관련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온 만큼 이같은 일시적인
불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

-한국 컴퓨터업계는 최근 세계 각국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시장으로의 진출이
활발하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의 영업활동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앞에서 말했듯이 한국업체들은 생산력을 위주로 한 소품종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같은 방식은 제품값을 떨어뜨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향후 세계 컴퓨터시장은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 옮아갈 것이다.

따라서 생산력보다는 실질적인 기술력을 갖추는 것이 한국기업들의 장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한국기업들은 한사람의 인재를 키우는데 연간 4백40달러정도를
쓴다고 들었다.

이는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이 1천8백달러이상 쓰는 것에 비해 4분의1에
불과한 수치다.

인재양성에 더욱 분발해야만 세계 IT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에서 한국 컴퓨터시장에서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특이한 기업환경이 있는가.

"정부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것은 어느나라나 마찬가지다.

한국만이 유독 해외기업에 불평등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지멘스닉스돌프는 컴퓨터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어 한국정부의
정책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꾸준한 기술개발만이 시장개척의 첫째 무기라고 본다"

-앞으로의 사업전략은.

"풀라인업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노트북에서부터 PC 서버, 중형스토리지제품까지 하드웨어를 골고루
제공하고 이를 활용하는 솔루션사업과 SI(시스템통합)사업을 하나의
패키지로 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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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졸업(58~62)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국제무역 대학원 졸업(66~67)
<>미국 MIT공학 석사(73~74)
<>브라운사 영업 매니저(62)
<>미국 질레트 브라운사 제품담당 매니저(74)
<>모토롤라사 부사장(80)
<>ABB사 수석 부사장(89)
<>지멘스 닉스돌프 인포메이션 시스템사 경영위원회 위원(94)
<>지멘스 닉스돌프 인포메이션 시스템사 최고경영자 및 회장(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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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멘스 닉스돌프 인포메이션시스템 어떤 회사인가 ]

지멘스닉스돌프인포메이션시스템사(SNI)는 독일의 종합전기전자업체인
지멘스사의 정보사업부문 독립법인.

본사는 뮌헨에 있으며 세계 58개국에 지사 및 사무소를 갖고 있다.

직원수는 3만5천명으로 연90억달러(96회계년도 기준)의 매출을 올려, 세계
10위권내의 중대형컴퓨터제조업체에 랭크되어 있다.

중형컴퓨터시장에는 지멘스가 닉스돌프사와 합병하면서 진출했으며 지난
95년3월 미국의 대형컴퓨터업체인 피라미드테크놀로지사(PTC)를 인수하면서
중대형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한국에는 95년 피라미드테크놀로지사가 먼저 진출해 있다가 지멘스닉스
돌프와 합병한 후 "지멘스피라미드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국내에서는 고가형PC서버 및 중대형서버만을 취급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