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침체로 국내 34개 증권사중에서 22개사가 지난 회계연도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산업증권은 자본 잠식이 이뤄졌으며 선경 교보 조흥증권도 상품주식
평가손실을 모두 반영하면 자기 자본이 납입자본금보다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증권감독원이 34개 국내증권사 지난 회계연도 (96년 4월~97년 3월)
결산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8백26억원이
줄어든 5천9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동양 장은 산업등 22개사가 적자였으며 나머지 12개사는 흑자였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많은 적자를 낸 것은 상품주식에서 무려 1조3천5백48억원
의 평가손을 입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동원 장은 동양 신한 삼성 환은스미스바니증권등만이 상품주식평가손
을 1백% 반영했을뿐 나머지는 적게 계상해 실제 적자규모는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경 교보 조흥증권은 상품주식 평가손실을 모두 반영할 경우 자본이
잠식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주식평가손실률을 15% 반영한 선경증권은 평가손실 8백17억원이 모두
계상되면 자기자본이 5백56억원으로 납입자본금(1천49억원)보다 적어진다.

교보증권도 평가손 3백13억원을 모두 반영하면 자기자본이 1천10억원으로
납입자본금 (1천2백억원)보다 낮아진다.

상품주식에서 모두 6백2억원의 평가손실을 낸 산업증권은 15%만 반영하고도
5백62억원의 적자를 기록, 자본이 잠식됐다.

증권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위탁매매수수료수입과 인수주선수수료 수입만
늘었을뿐 상품주식운용에서는 크게 손실을 입었다"며 증권사들의 상품운용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증권사별 적자규모는 동양증권이 9백17억원으로 가장 많고 장은 6백92억원
선경 5백88억원 산업 5백62억원 고려 4백5억원등의 순이었다.

반면 흑자사는 신영 3백32억원, 대신 1백66억원, 현대 1백60억원, 대유
1백40억원, 일은 1백31억원등의 순이었다.

< 박주병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