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 신용융자잔고가 고객예탁금을 추월해 3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들의 주가도 오르고 있다.

일종의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신용잔고 비율이 높으면 매물압박이 우려돼 주가가 내린다는 통념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증권전문가들은 <>신용만기와 이자율이 증권사별로
차등화되면서 물량압박이 덜하고 <>경기회복 불투명으로 재료보유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장세가 지속되면서 <>환경 기업인수합병(M&A) 신기술 개발 등의
재료를 갖춘 중소형종목들의 향후 전망을 낙관해 이들 종목의 신용잔고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관련 대형주의 움직임이 더디고 주식시장의 회복기조가 둔화되면서
오는 파행적 현상"(이상돈 동부경제연구소 기업분석팀장)이지만 "현재 증권사
의 신용융자 한도를 감안한 신용잔고 가능액은 4조4백60억원대로 통상 한도의
80~90%가 공여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2천억~6천억원정도 추가로 신용
공여될 가능성이 높다"(이계원 동원증권 투자분석부과장)는게 증권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물론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높으면 언젠가는 매물화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
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신용잔고비율이 높은 종목들은 재무구조가 좋지 않고 기관투자가들도 매수
하지 않는 등 위험도가 높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동원경제연구소가 신용잔고비율 1백%이상 27개 종목의 신용매입 평균단가와
지난 3일 종가를 비교한데 따르면 이들중 절반정도인 13개 종목이 오히려
손실을 보고 있다.

경기관련주와 저가대형주의 하방경직성으로 버텨오던 종목장세가 어느 순간
무너질 경우 담보부족에 따른 신용 악성매물이 추가적인 주가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장세"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