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시트는 ABS 에어백과 함께 차세대 자동차의 핵심 분야입니다"

독일의 카시트 전문업체인 리카로사는 "21세기 자동차 판매의 승부는
시트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시트는 이제 단순 부품이 아니라 자동차
판매의 관건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화 고급화되고 까다로워지면서 시트는 더이상
운전대를 잡기위해 잠깐 걸터앉는 용도가 아니다.

자가운전자들이 하루에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2~3시간.

이들에게 차는 이제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삶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특히 버스 트럭 택시등의 직업운전사들의 경우 연간 평균 1천5백시간을
시트에 앉아서 보낸다.

통계적으로 트럭운전사의 40%가 등에 통증을 호소하고, 12년이상의
경력자의 경우 이 비율은 65%로 증가된다.

그래서 직업운전사들의 평균 근무가능 연수는 20년이 채 안된다.

소비자들이 차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카시트에 대한 인식이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카레이서들에겐 자신의 체형에 맞는 시트는 브레이크이상으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차를 소유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도 과거 "차를 과시하는 것"에서
"운전의 안정성"내지는 "차안에서 즐거움"으로 변하고 있는 것도
시트의 중요성을 더해준다고 리카로사는 설명한다.

자동차 옵션의 핵심이 ABS나 에어백으로부터 시트로 그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따라서 차세대 카시트는 <>인간공학 <>안전성및 기능성 <>디자인등
3박자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리카로는 지적한다.

리카로 시트와 일반 시트와의 차이점은 여러가지다.

우선 땀흡수 장치와 온도자동조절 장치를 들수 있다.

운행중 운전자의 등에서 나는 땀을 제때 흡수하고 등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시켜 운전을 위한 최적의 "기후조건"을 갖추게 하는 시스템이다.

장시간 운전을 해야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필요하다.

충격흡수 시스템도 특징이다.

전자신호로 작동되는 이 시스템은 급정거 할때나 비포장도로 등에서
일어나는 충격을 시트내의 공기량 조절을 통해 흡수, 상체의 충격을
최소화한다.

좌석높낮이, 무릎 높낮이, 어깨폭 등을 개인의 신체사이즈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장치는 기본이다.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수 있는 게 고작인 한국산 승용차 시트와
비교해보면 리카로사가 개발하는 시트가 얼마나 "인간 친화적"인가를
쉽게 알수 있다.

클라우스 프릭케 리카로 관리이사는 이에 대해 "우리가 구두를 살때 발에
맞는지, 그리고 편안한지 직접 신어본다.

그렇다면 이 원칙이 카 시트에도 그래로 적용돼야 한다"고 말한다.

외관 역시 시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리카로는 설명한다.

자동차가 삶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자동차 실내인테리어에서
시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카로 카시트 디자인의 우수성은 올해 3월에 열린 "97 국제 디자인
혁명"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건강과 레저.스포츠를 함께 고려한 카시트의 개발이 리카로의
목적인 것이다.

선진 자동차업체들도 카시트에 대한 발상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일본의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세계 유수 자동차메이커들이 일부 시트를 리카로에서 공급받고 있는
점에서 확인할 수있다.

특히 독일 스포츠 카 시장에서 리카로 시트의 시장점유율은 거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카 레이서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전세계 45개국에서 35개의 자동차회사가 리카로 시트를 채택하고
있으며 차종별로는 총 2백여개의 모델이 있다.

리카로는 자동차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의 자동차업체들도
카시트의 중요성에 눈뜨기 시작했다고 판단, 아시아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해
사업전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현대 기아 대우자동차 등과 카시트 공급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조만간 국내에서도 카시트 혁명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슈투트가르트 = 장진모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