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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진단 '고실업시대'] (4) '취업희망 여성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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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부 김미경(서대문구 창천동.33)씨는 두달전 S생명보험 생활설계사로
    취직했다.

    김씨의 최종학력은 대학원 졸업.

    결혼전에는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이런 김씨에게 보험외판원인 생활설계사 명함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김씨는 "운이 좋았다"며 기뻐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김씨는 지난 4개월간 입사지원서만 수십통을 썼다.

    아는 사람에게 힘좀써 달라는 소리도 수없이 했다.

    그러나 언제나 기다려보라는 대답뿐이었다.

    "처음 직장을 다니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생활설계사가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어요. 주부취업의 벽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어요"

    김씨는 직장동료들 가운데 고급공무원이나 대기업 간부의 "사모님"들이
    즐비한데 놀랐다고 말했다.

    명퇴바람으로 어깨가 쳐진 남편들이 많아지면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주부들이 크게 늘고 있다.

    남편이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주부들을 집밖으로 내몰고 있는
    것.

    그러나 주부들이 부엌대신 사무실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다.

    가뜩이나 좁은 여성 취업의 문에 앞치마를 벗어던진 주부들까지 몰리니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올해 1.4분기에 나타난 고용현황은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여성 경제활동인구(일하고 있거나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는
    47만명이 증가했다(통계청).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나 늘어난 수치다.

    반면 남자는 21만7천명으로 1.8% 많아졌을 뿐이다.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여성이 남자보다 배이상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문제는 일하겠다는 결심이 실행으로 옮겨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자리가 없어서다.

    1.4분기중 여성 실업률이 남성의 두배가 넘는 58.7%에 이른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여성들의 실업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직장을 잡으려는 여성들 또한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

    쉽게 말해 밥그릇은 줄어드는데 숟가락을 드는 여성들은 급격히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직장을 잡는다 해도 전공이나 특기와는 동떨어진게 대부분이다.

    보험 자동차 화장품 등 판촉사원이 주류를 이룬다.

    "비정규 판매사원은 재계약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떨려날 수 있는 일종의
    파트타이머"(깅영옥 한국여성개발연구원)이고 보면 여성실업의 실제지수는
    단순 통계수치를 훨씬 뛰어넘는다.

    비단 주부들만이 여성실업의 고통을 겪는 것은 아니다.

    사회초년생인 대졸자들은 더 심하다.

    올 상반기중 30대 그룹이 공채를 통해 뽑으려는 채용인원은 7천6백명
    정도다.

    작년 30대그룹이 공채를 통해 채용한 여성은 평균 전체의 15% 수준.

    이 비율을 적용할 경우 여성 대졸자중 1천1백명 정도만이 30대그룹에
    취직할 수 있다는 산술계산이 나온다.

    "취업 재수나 삼수를 하는 선배들을 보면 답답하기만 해요. 예전엔 취직
    안되면 시집간다고 했지만 요즘은 직장이 없으면 결혼도 잘 안되거든요"
    (오민아.24)

    맞벌이가 보편화되면서 생활능력이 없는 여성들의 인기도 떨어져 여성취업
    은 필수코스가 됐지만 일자리가 없다는 푸념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실업의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아직 선진국보다 턱없이 낮다는게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 준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캐리어우먼이 되려는 여성들은 급증할게 분명하고 그만큼 여성고용
    의 문제는 크게 곪을 수 밖에 없다는 것.

    한국경제는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여성들을 경제활동의
    틀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경제운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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