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독립과 금융감독기관 통합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금융연구원은 2일 "한보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한 금융정책방향"이란
보고서에서 "은행.보험.증권감독원 등 금융감독기구가 재정경제원과 긴밀히
협력할수 있도록 금융감독체계를 개편해야 하며 향후 금융겸업화가 확대될
경우에 대비해 감독기관간의 업무협력및 감독기관의 통합문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연구원의 이같은 주장은 금융감독의 효율성을 위해 은행.증권.
보험감독원을 금융감독청(또는 금융감독위원회)으로 통합,재정경제원 산하에
둬야 한다는 재경원의 기존 주장과 사실상 똑같은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은에서 은감원을 분리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해온 한은은 일단 "이달 중순
금융개혁위원회의 중앙은행 독립안이 나오면 보자"고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재경원 금융연구원 금개위가 비슷한 톤으로 금융감독기관 통합을
주장하고 나서자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 독립과 금융감독기관 통합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 중앙은행 독립

=통화신용정책의 독립성을 한은에게 부여한다는 점에선 재경원 한은 금개위
가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는 편이다.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겸임하느냐(한은 주장), 아니면 금통위 의장이
한은 총재를 겸임하느냐(재경원 주장)를 둘러싼 논란이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닌 상태다.

따라서 금융감독기관 통합문제에 대한 의견만 모아지면 중앙은행의 독립문제
는 쉽게 풀릴수 있다.

<> 금융감독기관 통합

=금융감독기능의 효율성을 도모하고 유니버설뱅킹 추세에 대비하기 위해서
라도 3개 감독기관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 체제가 낫다는 주장이 첨예
하게 맞서 있다.

재경원은 통화신용정책의 독립성을 한은에 주는 대신 은감원을 한은에서
떼어내 금융감독청이나 금융감독위원회로 통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한 관활권은 재경원이 갖는 것은 물론이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은행감독권을 갖고 있는게 필수적
이며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라고 주장, 은감원 분리추진에 펄쩍 뛰고 있다.

한은은 현행대로 3개 감독기관의 상호독립성을 유지하되 필요할 경우 감독
기관간 정보를 교류하는 금융감독협의회 설치는 가능하다는 자세다.

금개위는 대체로 재경원 안에 근접한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감독청이나 금융감독위원회를 재경원 산하에 두는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일본의 경우처럼 국무총리 산하에 두는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재경원과의 입장조율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하영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