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이 늦어도 4.4분기중 경기가 저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앞으로 경기바닥이 언제쯤 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의 경기사이클은 제 6순환기로 지난 93년 1월부터 시작됐다.

정부의 공식적인 경기정점시기는 지난해 2월이다.

빠르면 2.4분기, 늦어도 4.4분기가 경기저점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기확장
기간은 대체로 3년, 경기수축기간은 1년 6개월정도가 되는 셈이다.

재경원의 이같은 예상은 기술적인 분석과 올 산업별 경기전망을 근거로
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에
1.1%포인트 하락(전월비), 2월에 0.6%포인트 하락으로 계속 하강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생산증가율이 1월 5.9%에서 2월엔 6.2%, 출하는 2.5%에서 5.0%로
높아졌고 재고증가율은 15.5%에서 13.4%로 둔화됐다.

지표를 보면 경기하강속도가 느려지면서 바닥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재경원은 이달말 3월의 산업생산활동 지표가 발표되면 재고및 선행지수
저점이 좀더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경원이 4.4분기가 경기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이유로
<>반도체 철강 유화제품등 수출주력상품의 교역조건 개선으로 산업경기가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으며 <>자동차 조선등이 생산감소를 통해 재고조정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고 <>급속한 명목환율 절하로 수출경쟁력이 다소 강화
된 점을 들고 있다.

경기저점 임박설의 핵심 근거는 주력산업의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연구소들도 연말을 전후해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곳이 많다.

문제는 바닥이 언제냐가 아니라 그이후의 추세다.

강경식부총리는 16일 강연에서 경기저점을 지난후에도 침체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급격한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듣기좋게 말해 "저성장구조고착"인 셈이다.

하지만 실제 피부로 느끼는 경기상태는 "불황실감"으로 나타날 공산이
크다.

일본 노무라연구소가 밝혔듯이 앞으로도 매년 2백억달러정도의 적자가
지속되고 5%대의 저성장이 이어질 경우 체감경기는 썰렁할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대량실업사태의 파장도 간단치 않을 것이다.

"구조조정"이라는 막연한 구호보다 실질적으로 경쟁력을 살리는, 손에
잡히는 대안이 아쉬운 순간이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