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한보그룹의 대북투자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한보의 대북
임가공사업을 알선한 사실이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16일 무공에 따르면 한보철강은 작년말 북한의 "황룡"이라는 회사와
2백50만달러 상당의 선철임가공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거래를 홍지선
무공 북한실장이 알선했다는 것.

이와관련 홍실장은 "황룡은 북한의 황해제철과 재중교포기업인
흑룡강성민종경제개발총회사(흑민경)가 합작설립한 회사"라고 설명하고
"작년 8월 흑민경의 최수진사장의 요청에 따라 흑민경측에 한보철강을
소개해 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사장과는 나진.선봉 무역관개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밝힌후 "한보와 황룡간의 거래형태는 일부신문에 보도된 것처럼
직접투자사업이 아니라 한보철강이 흑민경을 통해 황해제철에 코크스를
공급하면 황해제철이 선철을 생산해 한국에 보내주는 3각중개 임가공방식"
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보그룹은 북한의 황해제철소와 김책제철소에 2천여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은 국회청문회에서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임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