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그룹에 대한 긴급 자금지원을 둘러싸고 숨가쁜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진로그룹의 장진호 회장이 16일 오전 장만화 서울은행장, 정지태 상업은행장
을 차례로 면담한데 이어 오후에는 김하규 진로 상무(그룹 재무총괄)가
서울은행을 찾아가 주식 담보제공 문제를 장시간 협의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

그룹측은 이날 오전 오후에 걸친 은행과의 접촉에서 주식포기 각서(주식
담보)를 제출하는 대가로 상업은행에 2천7백억원, 서울은행에 2천3백억원을
긴급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상업은행에는 당장 1천억원정도의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별도로 요청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장진호 진로회장과 접촉한 장만화 서울은행장은 "제2금융권의
자금을 은행이 무조건 막아줄 수는 없다"고 밝혀 진로측 희망과는 다소 다른
입장을 표명.

이에 따라 그룹 관계자들은 이날 늦게까지 서울은행과 상업은행을 오가며
자금지원을 호소하는 등 애를 태우는 모습.

은행측 관계자들은 진로그룹이 이날 그룹 자구계획에 관해 진일보된 방안을
은행에 제시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으나 은행도 당장 자금이 부족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

<>.진로그룹의 자금난 타개여부는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이란게 중론.

진로그룹은 지난 15일 교환회부된 6백70억원중 39억원을 16일 오후까지
결제하지 못하다 이날 오후 늦게야 해당 제2금융기관이 연장에 동의해줌
으로써 가까스로 결제.

그러나 이날 또 4백49억원이 새로 교환에 회부돼 이 자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

금융계에서는 이번주들어 진로가 결제해야 할 자금이 매일 5백억원안팎에
달하고 있어 진로가 이를 결제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며 진로그룹이 얼마나
빨리 자금을 구해 이번주를 넘기느냐가 고비인 것으로 판단.

그러나 상업 서울은행 등이 제2금융권 자금을 막아주기 위한 추가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데다 종금사 외에 신용금고 할부금융 파이낸스
렌털사 등 군소 금융기관들이 지속적으로 어음을 교환에 돌리고 있어 진로가
이를 얼마나 극복할지는 의문.

< 하영춘.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