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금융개혁위원회는 중앙은행 독립문제를 중장기
과제의 하나로 채택, 중점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94년말과 95년초에 걸쳐 당사자인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은
물론 정치권과 학계 등 각계의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킨 뒤 한동안 잠잠
하던 한국은행 독립 논란이 또다시 수면위로 불거질 전망이다.

금개위에 따르면 금융산업 개편을 위한 18개 단기과제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달 중순 청와대에 이를 보고한 뒤 곧바로 중장기 과제에 대한 개혁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금개위는 특히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 독립이
선결조건이라는 인식에 따라 이를 중장기 과제의 하나로 선정했다.

금개위 관계자는 "중앙은행 독립은 언젠가는 해결돼야할 과제라는 점에서
이 문제를 논의,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개위의 중앙은행 독립 논의가 한국은행법 개정에까지
접근할지가 주목된다.

재정경제원은 지난 95년 2월 각계의 중앙은행 독립 요구가 높아지자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의장을 한은총재가 겸직하고 은행 증권 보험 등 3개
감독원을 통합한 금융감독원을 신설, 한은에서 은행감독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한은과 학계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입법이 무산된 바 있다.

금개위는 이와함께 금융기관 신규진입 및 구조조정도 중장기 과제로 채택,
은행의 소유구조 문제 개선과 금융기관간 인수.합병(M&A)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 각종 금융규제의 대폭적인 완화에 따른 보완책으로 사후 감독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금융감독체계 개편방안도 중장기과제에
포함시켰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