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마다 한번씩 개최되는 비상임이사회가 은행 점포신설 등 통상업무처리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점포설치.이전.폐쇄 등에 관한 문제는 상법상 이사회 결의사항이어서 은행들
은 작년까지만 해도 필요할 경우 확대이사회 등을 수시로 열어 점포신설을
의결했었다.

그러나 올들어 개정된 은행법상 이사회 규정은 비상임.상임이사들이 참여
하는 정기이사회를 분기에 한번 열도록 하고 비상임이사회를 통해서만 점포
설치.이전.폐쇄를 결정케 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점포정책도 수시로
바뀐다"며 "목좋은 곳에 입주할 기회가 생기면 당장 내일이라도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비상임이사회 결의사항이어서 함부로 결정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일은행의 한 임원도 "점포 하나 신설하기 위해 임시이사회를 소집하자고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새로운 제도가 은행영업에 지장을 주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상업은행은 점포신설을 위해 이미 3월중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상업은행 이지수 상무는 "급한 바람에 의결정족수만 충족한 상태에서
점포신설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