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산업부가 1일 발표한 "1.4분기 수출입 동향"은 올해 무역수지 연간
목표치(1백40억달러 적자) 방어가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1.4분기에만 74억3천만달러로 절반을 훨씬 넘어선데다가 하반기에도 우리
경제가 여전히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반짝 증가세에서 올들어선 줄곧 감소세이다.

그러나 수입은 3월에 전년동기대비 9.0%의 증가율을 보이는 등 정반대
양상이다.

그래서 무역수지는 지난 94년 12월 이래 27개월동안 적자행진을 지속중이다.

물론 올들어 수출이 개선되는 조짐도 보인다.

수출감소율이 1월 8.7%, 2월 4.8%, 3월 2.9% 등 나아지는 양상이다.

반도체의 경우 1월에 8달러였던 16메가 D램의 수출단가는 3월에 최고
11달러까지 회복됐다.

통상산업부 관계자들은 반도체 수출단가가 40달러에서 22달러로 급전직하한
시기와 겹친다는 점을 들어 4월부터는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가격및 기술경쟁력이 갑작스레 회복될리 없고 정치일정
노사분규 우려 등도 여전히 남아 쉽게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엔화의 평가절하가 지속돼 원화절하효과도 큰 도움은 안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전반적인 동향

=수출은 여전히 반도체 가격폭락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지난 3월 반도체 수출은 가격 회복세에도 불구, 회계말을 의식한 일본
업체들의 밀어내기 영향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들은 1월 0.7%, 2월 4.7%, 3월 5.4% 등 수출
증가세가 부쩍 개선되고 있다.

수입은 3월들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3월 할당관세가 부과되면서 6억9천만달러에 그쳤던 원유수입이 올해
16억8천8백만달러로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올들어 반도체 가정용전자 자동차 일반기계 등이 부진세를 면치 못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환율은 통상 6개월에서 1년의 시차를 두고 수출에 연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95년말대비 원/달러는 13.2% 평가절하됐으나 엔/달러는 17.0%나
평가절하 됐다.

또 96년말로 비교하면 원/달러는 5.4%가, 엔/달러는 6.3%가 절하됐다.

따라서 일본과 직접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 품목은 엔화가 평가절하된
만큼 가격경쟁력을 잃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품목별 동향

=수출의 경우 지난해 1.4분기와 비교하면 유류제품(99.8% 증가) 자동차부품
(88.6% 증가) 컴퓨터(23.7% 증가) 금속제품(20.3% 증가) 등은 호조를 보였다.

또 섬유사가 37.2% 늘고 섬유직물이 7.3% 늘어난데 힘입어 경공업제품도
1.2%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반도체(40.2% 감소) 가정용전자(4.2% 감소) 자동차(26.4% 감소)는
감소했다.

수입의 경우 원유수입이 70.2%가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

LNG와 LPG도 각각 42.4% 62.4%가 증가했다.

반면 자본재는 기계류가 12.9%가 줄어 1.5%의 감소율을 보였다.

그러나 비내구재 소비재인 칼라TV(64.9%) 화장품(23.8%) 신발(35.5%)
의류(15.6%) 등은 계속 증가세였다.

<> 지역별 동향

=선진국에 대해 수출이 줄고 개도국에는 증가하는 현상이 지속됐다.

지난해 1.4분기에 비해 선진국 수출은 15.3%가 늘어난 1백5억4백만달러,
개도국 수출은 3.3%가 증가한 1백37억6천7백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수입은 반대 양상이었다.

선진국은 자본재 기계류 수입이 줄어들면서 5.0%가 줄어든 반면 원유수입
등으로 개도국 수입은 21.0%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