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원화의 환율이 지난 62년 화폐개혁이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이날 매매기준율인
8백89원50전보다 50전높은 8백90원에서 첫거래가 형성된 뒤 장중한때
8백94원60전을 기록, 지난 62년 통화단위가 환에서 원으로 바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역대 환율최고치는 지난 85년10월25일의 8백93원40전이었다.

이날 환율은 첫거래부터 8백90원선을 뚤고 올라갔으며 정유사 재정차관
로얄티송금등 결제수요의 증가로 오전장을 8백92원50전에 마감했다.

오후들어서도 결제수요는 지속됐으며 미국금리상승에 따른 달러화의 강세가
전반적으로 이어져 오후한때 8백94원60전까지 치솟았다.

외환당국은 상승세를 꺾기 위해 3억달러이상의 선물환을 매도하며 안간힘을
썼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에따라 28일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매매기준율은 8백92원90전에, 고객이
달러현찰을 살때의 가격은 9백6원30전에 고시된다.

환율의 이같은 급등은 시중에 수출및 해외자본유입 부진으로 시중에
달러화가 크게 부족한데다 일부 기업들이 외화예금에 달러를 사재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환딜러들은 "외환당국이 이날 현물환개입을 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볼때
방어선을 후퇴한 인상이 짙다"며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역대최고치가 깨진
만큼 추가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다수의 시중은행들은 환율이 8백93원을 돌파하는 순간 일제히 창구
환율을 재고시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