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투어에 "애플비 경계령"이 내려졌다.

호주 출신으로 미 PGA에 처음 얼굴을 내민 신예 스튜어트 애플비(25)가
2주일전에 혼다클래식을 제패하고 지난주에는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서
2위에 오르는 등 급상승세를 타며 "제2의 그렉 노먼"으로 부상하고 있다.

준수한 외모에다 1백83cm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장타가 일품인 애플비는
지난해 미국 나이키투어에서 2승을 기록하고 상금랭킹 5위에 올라 PGA투어
자격을 획득했지만 이처럼 놀라운 성적을 거두리라고는 누구도 상상치
못한 결과다.

현재 애플비는 46만6천4백31달러를 획득, 상금 랭킹에서 마크 오메라
(82만6천달러)와 스티브 존스 (50만4천달러), 예스퍼 파르네빅(47만달러)에
이어 당당히 4위에 올라있고 타이거 우즈 (46만달러)는 애플비에
6천4백달러 뒤져 5위에 그친 상태.

이같은 돌풍이 오래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주장도 있지만 각 부문별
기록을 살펴보면 반론의 여지는 충분하다.

올들어 지난주까지 20라운드를 소화한 애플비는 평균타수 70.37타로
봅 트웨이와 공동 13위에 올라있고 6개 대회에서 3차례나 톱1 0 안에
랭크돼 이 부문 공동 5위이며 장타부문에서도 평균 2백80.5야드를 날려
공동 6위를 달리고 있다.

이외에도 애플비는 어렸을 적부터 배운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워 각
부문에서 고르게 상위권을 형성하면서 신인답지 않은 날카로운 샷을 과시,
녹록치 않은 상대임을 보여주고 있다.

호주 코후나에서 태어난 애플비가 프로 무대에 뛰어든 것은 성인이 되던
해인 지난 92년.

91년 한해동안 빅토리아아마선수권과 호주주니어챔피언십을 연속
제패한데 이어아마추어 신분으로 퀸즈랜드오픈골프대회를 석권한데
자신감을 얻고 호주투어로의 프로 전향을 선언한 것.

애플비는 2년의 적응기를 거쳐 드디어 94년에 남호주PGA선수권 등 4개
타이틀을 땄고 95년에는 험난한 미국 무대 진입을 위해 나이키투어의 문을
두드려 몬테레이오픈과 소노마오픈에서 각각 우승함으로써 미국 무대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아내 리네이가 캐디로 활약중인 애플비는 특히 모터레이싱 등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는 탓에 담력이 뛰어나 매치플레이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호주의 골프 팬들은 지난해 "캐리 웹" 선풍에 이어 "제2의
노먼" 선풍을 기대하며 각종 골프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격문을 띄우는 등
성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