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란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다 모여라"

스포츠카 엘란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드디어 시동을 걸었다.

만 1년여의 진통끝에 지난달 24명의 회원으로 첫모임을 갖게 된 것.

임시회장은 양원규(26)씨.

기아자동차 분당영업소에 근무하는 양씨는 이 모임의 공식발족을 준비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자동차 보급의 대중화로 주위를 돌아보면 차를 매개로 한 동호인 모임이
많습니다.

이들은 올바른 자동차문화를 가꿔가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죠.엘란
모임도 그 선두에 설 것입니다"

국내 최초의 정통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엘란의 성격답게 이 모임의
회원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이들로 컴퓨터 프로그래머 사진작가 등
전문직종사자 등이 중심이다.

"그러나 회원중에는 40~50대 중년층도 적지않게 있어요.

오히려 젊은층보다도 이분들이 더 열성을 보입니다.

어떤 분은 엘란을 구입하고 나서 "다시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다"고
자랑하기도 합니다"(양원규씨)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이주용(56)씨가 대표적.

이씨는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주말마다 엘란을 몰고 전국 여행을
떠날 정도로 멋을 즐기는 사람이다.

이씨 외에도 엘란의 구입자중 상당수가 40대 이상인 점을 미뤄보면
스포츠카는 젊은이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라는 얘기다.

"아직 초기라서 활동은 그리 폭넓지는 않습니다.

2개월에 한번씩 모여 드라이빙 스쿨을 여는 정도지요.

그러나 다음달 12일께 정식 발족되면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일 생각입니다"(양원규씨)

이 모임은 우선 PC통신내 각종 자동차동아리에 가입, 자동차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교환할 예정이다.

또 "스포츠카 연구회"를 구성, 자동차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달에
한번정도는 집단 여행도 떠날 생각이다.

엘란 모임에는 특히 반가운 소식이 하나 있다.

최근 기아자동차가 엘란만 전시하는 전용매장을 서울 강남에 개설키로
한 것.

기아는 엘란 전용매장안에 엘란 동호회 회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할 계획이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