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어릴적 이불속에서 파랗게 빛나는 장난감을 갖고 논
기억이 있을게다.

어둠속에서 빛을 발하는 형광물질은 어린 마음에 신기 그 자체로 비쳐졌다.

형광물질보다 진일보한 축광물질을 입혀 어둠속에서 빛이 나는 종이가
개발됐다.

한속파텍이 1년여의 연구 끝에 선보인 "축광지"가 바로 "빛나는 종이"이다.

축광물질이란 광원(햇빛 형광등 등)에서 나오는 광에너지를 흡수해 내부에
축적함으로써 광원이 없는 곳에서도 일정시간동안 빛을 발하는 물질.

에너지의 자극을 받고 있는 동안만 빛을 내는 형광물질과는 개념부터
다르다.

형광물질이 어둠속에서 빛이 나는 것은 미세한 광원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

따라서 한 점의 빛도 없는 암실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축광물질은 이런 암흑에서도 "희망의 빛"을 발한다.

축광지는 이런 개념의 축광물질을 종이위에 얇게 입힌 것.

어둠속에 들어가면 이내 파란 빛을 내뿜는다.

때문에 그위에 인쇄된 글자나 문양도 또렷하게 볼수 있다.

특히 시계 등에 사용돼온 기존 축광물질과 달리 방사성 물질이 함유돼
있지 않아 인체에 무해하며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축광지는 세계적으로도 지난해 일본에서 처음 개발된 최첨단 제품이다.

한솔파텍은 자사 축광지가 일본보다 늦게 개발됐지만 동일한 조건에서
빛을 내는 시간이 일본제품보다 6.5배 가량 길고 인쇄적성도(인쇄가 잘되는
정도)도 더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이 제품을 실내공간에 5분 정도 놓아두면 암실에서 1시간 동안 빛을
발한다.

축광지의 용도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문구용지 팬시용지 스티커 등을 비롯,
안전용구에까지 활용폭이 넓다.

예를 들어 비상구표시 등의 "비상구" 글자를 축광지로 만들면 불을 안켜도
어둠속에서 뚜렷이 볼 수 있어 전력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제품의 색상은 분홍 노랑 연두 파랑 등 4가지.

한솔은 일단 4가지 색상으로 생산하고 수요에 따라 색상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기존 종이제품과 같이 56가지로 색상을 확대할 수 있다.

한솔은 축광지가 일반용지에 비해 고가이기 때문에 팬시업체 등의 수요를
봐가며 주문생산할 계획이다.

축광물질의 코팅두께도 수요처의 요구에 맞춰 조정해주기로 했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