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교환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냉장고 밥솥 등 가전제품 일부에 국한됐던 보상교환판매는 올들어 의류
잡화 골프용품 핸드백 핸드폰 안경테 등 내부소비재와 귀금속으로까지 대폭
확대됐다.

해당 제품의 제조업체 뿐만아니라 이제는 백화점 등과 같은 유통업체까지
보상교환판매 대열에 합류하는 추세다.

보상교환판매는 말그대로 중고품을 현금이나 물품으로 보상 또는 교환해
주는 제도.

통상 중고품을 가져오면 중고품 가격만큼 신제품의 값을 깎아주는 형태로
운영된다.

보상교환판매는 신제품 판매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판촉수단의
하나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사용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버리기도 아까운
물건을 처리할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제도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제도라고나 할까.

올들어 보상교환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특성이 경기침체라는
경제상황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의 알뜰구매심리를 자극하는
보상교환판매가 불황타개책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부상했다고 신세계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백화점의 경우엔 다른 제품의 구입까지 유발하는 부대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점에서 보상판매에 특히 적극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쓰지않는 금붙이를 상품권으로 보상해주는
보상교환판매를 통해 엄청난 손님을 매장에 끌어들였다.

7일동안 모두 3천여명의 고객이 2만5백56돈의 금붙이를 가져와 돈쭝당
4만2천5백원의 보상을 받았다.

장롱속에 잠겨있던 자금을 신세계의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는데 성공한 것.

신세계는 순금 보상판매전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여성복과
골프클럽 등으로 대상품목을 재빠르게 넓혔다.

이 회사관계자는 해당품목의 판매도 판매지만 손님들이 북적거리는데
따르는 밴드왜건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와 현대백화점도 신세계에 뒤질세라 곧바로 보상교환판매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철지난 넥타이 스카프 핸드백 등을 가져올 경우
1만5천원~3만원까지 값을 쳐 같은 브랜드의 새 상품을 살때 그 금액을
빼주는 보상판매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완구는 신제품에서 20% 할인해주는 방식을 취했다.

현대는 이달에 한해 모토로라 디지털핸드폰 신제품을 사는 손님들이
구형인 아날로그제품을 가져오면 20만원을 빼줄 예정이다.

롯데백화점도 잡화판촉행사의 하나로 넥타이 스카프에 대한 보상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카운테스마라닥스 지방시 등 고급 넥타이브랜드와 니나리치 파울로구치 등
스카프 브랜드를 대상품목으로 헌 제품 값을 1만5천원으로 쳐준다.

보상판매는 같은 브랜드나 동일업체 제품만으로 제한해 실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달 실시된 신원의 모두스비벤디 보상판매나 롯데의 카운테스마라
닥스 지방시 수입브랜드 넥타이의 보상판매가 그예다.

하지만 보상판매의 대상을 경쟁사 제품으로까지 넓혀 신규고객확보의
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업체도 적지않다.

그런만큼 전방위 보상판매는 업체간 경쟁한 상품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아날로그휴대폰과 부품일체를 가져오는 고객에 대해
디지털애니콜 SCH 200F의 가격(권장소비자가 1백5만원)을 43% 깎아주는
핸드폰 보상판매를 실시중이다.

자사 대리점과 백화점 가전매장에서 벌이고 있는 삼성의 휴대폰 보상판매는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

신도리코는 지난2월 전방위 보상판매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신제품으로 보상교환해준 중고품의 절반가량이 타사제품이었다는 것.

그만큼 경쟁사 고객을 빼앗는 효과를 거두었다는 얘기다.

물론 신제품 판매도 크게 늘었다고 신도리코는 밝혔다.

제조업체나 유통업체가 사들인 중고품은 어떻게 처리되나.

가전제품이나 솥은 원제조업체에서 핵심부품만 빼낸뒤 분해해 쓰레기로
처리하기도 하나 대부분 중고품 수리업체로 넘겨진다.

또 의류 잡화 등은 대부분 고아원 양로원 등과 같은 사회복지시설에
기증된다.

롯데백화점 잡화바이어 마강곤 과장은 "보상교환판매는 소비자들이
보유중인 상품을 줄이고 신상품판매를 촉진하는데에 더없이 유용한데다
과소비를 억제해 상대적으로 알뜰소비를 권장한다는 명분도 있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창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