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피혁업체가 최근들어
호황을 맞고 있다.

이는 쇠가죽을 중심으로 국산 피혁원단의 품질 미 인지도가 향상되면서
러시아 중국 미국 등지로부터 주문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기인하는 것으로
앞으로 2~3년 동안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림 거산 신화 태흥피혁 조광피혁 금흥양행등 피혁 원단업체
및 완제품메이커들은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0~50% 늘려잡고
생산능력 및 판매 신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단에서 완제품까지 일괄생산체제를 갖춘 상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중국 러시아지역 수요 신장세가 올들어 가속화되자 올해 매출을
1천억원으로지난해보다 1백17억원 늘려잡고 생산능력을 20% 정도 확충키로
했다.

특히 현지 직공급을 위해 이달중 중국 베이징에 자가상표 피혁의류인
"라피떼"의 첫 매장을 개설한후 천진 및 동북3성 지역으로 판매망을
확산해간다는 계획이다.

거산은 수출경기 호조에 힘입어 양주공장의 생산시설을 개체하는 한편
최근 "킴스필드" "리베로" "미시시피" "플란다스"등 자가브랜드를 개발,
고급품 시장에 내놓았다.

가먼트용 쇠가죽원단의 판매증가로 올해 매출이 1백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정도 늘어난 1백50억원이 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있다.

조광피혁의 경우 지난해 2백50만달러를 투자해 건립한 중국 천진공장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신발 핸드백용 원단 위주로 판매를 강화, 올해
1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신화그룹 계열사들인 신화와 태흥피혁도 호경기를 맞아 올해 매출목표를
20%씩 늘려잡았으며 태흥의 경우 경기 양주에 오는 7월 완공을 목표로
부지 1만2천4백평 건평 5천7백평 규모의 새 공장을 건립중이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금흥양행 역시 새 수출시장으로 떠오른
러시아지역 판매를 강화, 올해 원단 및 완제품 수출액을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1억달러로 잡았다.

이밖에 광성피혁 삼창피혁 금강피혁 경문통상등 다수 중견 업체들이
모처럼의 경기활황세를 지속시키기 위해 신제품 개발 및 판매망확충을
추진중이다.

피혁업계가 이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은 원단의 품질 향상과
러시아등 신규시장의 특수,미국경기의 호황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해외수요는 폴란드 체코등 잠재시장인 동유럽 국가들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커 앞으로 적어도 2~3년간은 호황세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명성 거산사장은 "국내에 덜 알려져 있지만 가먼트용 쇠가죽등 일부
원단은 세계 최고의 품질.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제 더이상
피혁을 사양산업시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앞으로 피혁이 새로운 수출효자 상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피혁산업이 폐수를 방출하는 업종인 만큼 업계 스스로 환경오염에
유의해야하지만 정부에서 이를 지나치게 규제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로인해 업계가 폐수처리시설 확장에 과도한 투자를 하다보면 결과적으로
제품경쟁력이 약화될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고비용구조를 피해 중국 등지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경우 규정상 제조업체가 아닌 무역업체로 등록됨에 따라 종업원이 50명만
넘어도 대기업으로 분류돼 불이익을 당한다며 불합리한 규정의 개정을
요구하고있다.

업계는 이와함께 통관기준인 수출실적 평가제도의 개선, 러시아 동구등
대금결제상 위험이 있는 지역에 대한 수출보험 활성화등도 뒷받침돼야
국산 피혁이 세계 구석구석을 파고들수 있다고 강조했다.

< 문병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