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TV 시사고발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에서 지난 16일 방송된대학
신입생 환영식에서의 지나친 음주행태를 꼬집는 내용과 관련, MBC가
"초상권을 침해했다"는 취재대상 대학생들의 강력한 항의에 부딪혀 심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연세대 음악대학 성악과 박광복 학회장 등 대학생 3명은 지난 17일
MBC를 방문, "''시사매거진 2580''에서 애초 연세대 성악과 신입생환영식의
화기애애한 모습을찍기로 한 사전약속과는 달리 엉뚱하게도 전혀 다른
내용을 내보내는 바람에 학교와학과의 명예를 크게 훼손당했다"며
사과방송을 요구했다.

이들이 문제삼고 있는 대목은 대충 3가지.

신입생환영식에서 과음으로 죽은 세종대학생의 장례식을 오프닝장면으로
보여주면서 죽은 아들의 영정을 들고 울부짖는 어머니의 모습 바로 다음에
연세대 성악과의 신입생환영식이 나감으로써 결과적으로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것이 그 첫번째 불만이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얼마만큼 마셨느냐?"며 술취한 신입생을 인터뷰하면서
"밥사발로 두잔을 마셨다"는 대답을 그대로 방영, 고려대에서 전통적으로
행하는 이른바 "막걸리사발식"을 마치 연세대 성악과 학생들도 그대로
따라한 것처럼 비치게 한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잘못된
화면처리라는 주장이다.

또 이들이 무엇보다 분개하는 것은 취재진이 3차로 간 나이트클럽까지
쫓아와 화장실한쪽 구석에서 선배가 후배를 훈계삼아 구타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담아 내보낸 대목이다.

이들은 MBC에 이같은 불만을 전달하고 이번주안에 사과방송할 것을
요구했으며만약 이런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연출자인 정광웅PD는 "일반적인 대학신입생환영식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스케치하는 과정에서 세부적인 부분에서 학생들의 처지에서
보면 다소 서운한점이 눈에 띄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결코 왜곡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PD는 또 "게다가 문제가 된 장면에서 연세대를 꼭 집어서 보여준 것이
아니기때문에 비록 당사자들은 장담못하겠지만 일반 시청자들로서는 도저히
누가 누군지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