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도래하면서 제2의 한보쇼크를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한보철강이 발행한 진성어음을 보유한 협력업체에 대해 은행들이 일반
대출형식으로 빌려준 9백22억원(1백53억원은 대출상담중)에 달하는 자금의
만기가 5월~6월께 돌아와 자금시장의 극심한 경색으로 "금융대란"까지
예상된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보는 자금난에 부딪힌 지난해말부터 부도직전인
지난 1월중순까지 전국의 제2금융권및 사채시장에서 거액의 융통어음을 남발
했는데 만기가 3~6개월인 이들 어음이 이달말부터 지급 제시될 예정이어서
융통어음의 부도 사태가 속출할 전망이다.
융통어음이란 기업이 상거래에 의해 발행한 진성어음이 아니라 단순히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한 어음으로 만기도래하면 자동 부도처리된다.
특히 한보의 융통어음을 사들였던 지방 소재 종금사 파이낸스사 신용금고
등이 부도를 피하려고 기존 대출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에게 많은
자금을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큰 자금난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이미 한보 융통어음의 만기도래로 내달부터 시중유동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장기대출은 거의 하지 않고 단기대출만을 해주고 있어
기업들이 장기자금을 빌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한보에 크게 물린 은행들 가운데 법인중심으로 대출해오던 일부 은행들이
개인중심으로 대출 대상을 돌리고 있어 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시작된 한보철강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의 경우 만기가 대략
3개월로 5-6월께에 만기가 집중되는데도 추가 지원여부가 불확실해 한보파장
이 또 한번 일 전망이다.
한보철강 자금관리단은 진성어음을 갖고 오는 협력업체에게 지금은 일반대출
을 해주고 있으며 차츰 한보철강이 발행할 새 어음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으나 새 어음의 지급능력이 없는 한보철강에 대한 은행의 지원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계는 환율 금리및 주가 불안현상을 보이는 자금시장의 불안정
기조가 한보의 융통어음 만기와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대출 만기 도래를 계기
로 자칫 실세금리및 환율 폭등과 주가폭락으로 이어지는 "금융대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영춘.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