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어떻게 될런지 알려면 환율동향을 봐라.

원화환율이 증시 방향을 알려주는 조타수로 떠오르고 있다.

환율이 계속 오를 경우 주가는 더욱 떨어질 것이나 현재보다 낮은 수준에서
안정을 보이면 주가의 상승반전의 계기가 될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환율상승은 증시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환율이 불안하면 외국인들이 보유주식을 내다판다.

외국인들이 3월중(3~15일) 1천2백65억원이나 순매도한 것은 원화환율이
이 기간중 달러당 8백63원에서 8백79원으로 1.8%나 오른 탓이 컸다.

그렇다고 환율안정을 위해 한은이 보유외환을 내다팔면 시중자금이 한은으로
빨려들어간다.

회사채 수익률이 지난주 연12.7%로 연중최고까지 치솟은 것은 이와 관련이
깊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종합주가지수가 3월들어 뚫고 5.1%나 떨어지며 641.83까지 곤두박질친 것의
근인은 환율상승이라는 말은 이래서 나온다.

외환전문가들은 환율이 현재수준보다 약간 낮은 달러당 8백65~8백75원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율이 8백80원 위로 올라갈 경우 수출증가에 따른 무역수지개선 효과보다
달러화부채 환차손같은 부정적 요인이 더 클 것으로 분석돼 당국이 환율안정
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에 이어 재정경제원이 지난 14일
은행의 해외차입을 자유화하고 주식형 해외증권 발행한도를 없앴다.

재경원은 한발 더 나아가 자본자유화 일정을 대폭 앞당기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설도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이런 소문으로 붕락위기에 몰려있던 증시는 17일 큰폭 상승하며 일단 소생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오는 20일 정부의 "경제살리기 대책"이후 원화환율안정 방안이 가시화되고
증시도 살아나는 선순환 고리가 나타날수 있을지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