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그룹이 서성환회장의 차남 서경배 그룹기조실사장을 모기업이자
주력기업인 (주)태평양사장으로 선임, 후계구도와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태평양그룹은 17일 이능희 (주)태평양대표이사사장을 대표이사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서경배 그룹기조실사장을 후임사장으로 선임했다.

서경배 사장은 이로써 형인 서영배 태평양종합산업회장을 제치고 그룹의
핵심포스트인 기조실 사장과 모기업의 사장을 겸하게 됐다.

따라서 태평양의 이번 인사는 2세들간 역할분담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후계체제를 가시화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영배 회장과 서경배 사장은 그동안 금융.서비스부문과 제조업부문으로
나뉘어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서영배 회장은 56년생으로 고대 경영학과와 일본 와세다대학 경영대학원을
거쳐 82년부터 경영수업을 시작, (주)태평양 태평양증권등을 거쳐
태평양산업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또 서경배 사장은 63년생으로 연대 경영학과와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89년부터 그룹에 몸을 담아 태평양종합산업부장 (주)태평양전무,
태평양제약대표 등을 거쳤다.

서영배 회장과 서경배 사장은 경영수업을 받은 대로 계열사를 양분, 형인
서회장이 태평양종합산업 태평양시스템 한국태양잉크 태평양생명
동방상호신용금고 태평양개발등을, 동생인 서사장은 (주)태평양 유미코스메틱
오스카 태평양제약 태평양금속 태평양정보기술 동방기획등을 관장하고 있다.

태평양그룹은 그러나 이번 인사는 21세기를 겨냥, 공격경영을 펼치기 위한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 이희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