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서울 봉천동에 자리잡은 관악센츄리타워빌딩 2층은
정장차림을 한 40대 전후의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날 행사는 노동부와 서울특별시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서울인력은행이
명예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위해 마련한 자리.

애당초 구인업체들의 모집인원은 1백여명 정도였지만 신청자들은 이보다
10배가 많은 1천여명을 훨씬 웃돌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우리사회의 구직난을 실감케 해 주는 대목이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하루아침에 정든 직장에서 쫓겨나고 새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중소기업들은 이완 반대로 사람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한다.

인력은행은 이처럼 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과 구인을 원하는 모든
기업들을 위해 노동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지난해 개설한 직업안정
기관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지역주민들의 취업기회를 증대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것이 설립취지.

인력은행은 현재 서울외에 대구와 광주 두 곳에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서울인력은행의 경우 상담창구를 <>전문인력창구(전문대졸 이상)
<>일반인력창구(고졸이하 기능인력) <>잠재인력(주부.고령자.장애인) 및
아르바이트 파트타임창구 등 3부문으로 구분해 접수를 받고 있다.

연령과 학력에 관계없이 전국민 전직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각 창구에선 노동부에서 파견나온 직업지도관과 민간 전문직업상담원이
적성검사 등 상담을 담당한다.

이 상담을 통해 상담자의 적성 흥미 학력 전공 자격증 등 직업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직업을 알선해 준다.

인력은행에선 이와 함께 <>각 기업들의 취업관련정보 등을 담은 고용정보
자료실 <>시청각직업지도실 <>구인기업과 구직자가 직접 만나는 공동면접실
등을 운영하고 있어 이용업체와 개인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또 24시간 구인자동응답시스템(503-9191)을 가동하고 있어 언제라도
구직자와 연결이 가능하다.

이곳을 이용하기 위해선 구인업체의 경우 사업자등록증 사본과 신분증
명함 등을 지참하고 직접 방문하면 된다.

구인표를 작성해 해당창구에 접수하고 바로 상담을 하거나 인력은행에
개설된 광역취업알선전산망을 이용해 즉석에서 조건에 맞는 구직자를
소개받을 수도 있다.

소개비와 같은 비용은 고용보험기금에서 충당되므로 구직자나 구인자는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하루 평균 이곳에 신규로 구직신청을 하는 사람은 1백여명 정도.

그러나 구인업체와 구직자간 조건이 서로 맞지 않아 신청서를 낸다고 해도
모두 취업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인력은행의 김상일 계장은 "지난해 7월 실업보험 지급개시와 함께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구직자들이 몰리고 있어 인력은행의 구직자원은
풍부하다"고 전제하고 "이곳의 취업률은 대개 30%선으로 여타 취업기관보다
월등히 높은 편인만큼 중견중소기업들이 많이 이용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의)서울 (02)874-1350~2, 광주 (062)514-4230, 대구 (053)257-6491~4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