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실경산수..청전 이상범 탄생 100돌 기념전 14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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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한국 실경산수화의 대가 청전 이상범 (1897-1972) 선생의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14일~4월20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 (778-2381)에서 열린다.
청전은 이전 화가들이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던 관념적 중국 산수화의
틀을 과감히 깨고 그림속에 한국적인 풍경과 이미지를 정착시킨 근대
한국화단의 거목.
전통 동양화에 흔히 보이는 심산유곡이나 기암절벽이 아닌 고향마을의
산과 들, 그리고 순박한 촌부의 모습을 활달한 필치로 그려내 한국
산수화의 독자적인 양식을 일궈낸 장본인이다.
짧게 끊어쳐 꼼꼼하게 화면을 메워나간 세필과 세련된 담채로 그려낸
그의 호젓한 산촌풍경은 가장 한국적이면서 독자적인 산수양식으로 꼽히고
있다.
8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10주기 기념특별전이 열린 뒤 15년만에 마련된
이번 추모전의 전시작은 시대별 대표작 70여점.
심전의 영향을 받은 "유마" (1919년작) "무릉도원" (1922년작) 등
초기작에서부터 "유경" (1960년작) "고성모추" (1966년작) 등 50년대이후
전성기 작품들이 망라된다.
특히 전지 10장 크기의 "춘경산수" (1959년작)와 4.7m짜리 8폭병풍
"추경" 등 3m 이상의 대작이 20여점 포함돼 있으며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20여점이나 된다.
또 청전이 그린 몇 안되는 인물화중 하나인 충무공영정이 전시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지난 1933년 일제의 눈을 피해 완성한 충무공영정은 해방후 한산도
충무공사당에 걸려있다가 다른사람의 작품으로 교체되면서 유실될
뻔했으나 이후 통영 충렬사에서 입수, 보관해왔다.
이밖에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삽화와 초기에 그린 인물스케치, 유품 등이
공개돼 청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게 된다.
18세에 서화에 입문한 그는 36년 동아일보 일장기 말소사건을 일으켜
강제 해직당한 이후 창작에만 몰두, 평생 5천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왕성한 작품활동에도 불구, 세속적인 명예와 담을 쌓고 산 그는 52년
대구에서 가진 소규모 전시회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전시회를 연 적이
없다.
선전에서 9회연속 특선을 차지하고 49년부터 20년간 국전추천작가로
활동한 그는 홍익대교수 국전심사위원 예술원회원 등을 지냈다.
전시기간중 매일 오후 2.4시 관람객을 위한 작품설명회가 개최되며
28일 오후 2시 삼성본관에서는 "청전 이상범의 시대성과 독자성에 관한
재고찰"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린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
1백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14일~4월20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 (778-2381)에서 열린다.
청전은 이전 화가들이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던 관념적 중국 산수화의
틀을 과감히 깨고 그림속에 한국적인 풍경과 이미지를 정착시킨 근대
한국화단의 거목.
전통 동양화에 흔히 보이는 심산유곡이나 기암절벽이 아닌 고향마을의
산과 들, 그리고 순박한 촌부의 모습을 활달한 필치로 그려내 한국
산수화의 독자적인 양식을 일궈낸 장본인이다.
짧게 끊어쳐 꼼꼼하게 화면을 메워나간 세필과 세련된 담채로 그려낸
그의 호젓한 산촌풍경은 가장 한국적이면서 독자적인 산수양식으로 꼽히고
있다.
8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10주기 기념특별전이 열린 뒤 15년만에 마련된
이번 추모전의 전시작은 시대별 대표작 70여점.
심전의 영향을 받은 "유마" (1919년작) "무릉도원" (1922년작) 등
초기작에서부터 "유경" (1960년작) "고성모추" (1966년작) 등 50년대이후
전성기 작품들이 망라된다.
특히 전지 10장 크기의 "춘경산수" (1959년작)와 4.7m짜리 8폭병풍
"추경" 등 3m 이상의 대작이 20여점 포함돼 있으며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20여점이나 된다.
또 청전이 그린 몇 안되는 인물화중 하나인 충무공영정이 전시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지난 1933년 일제의 눈을 피해 완성한 충무공영정은 해방후 한산도
충무공사당에 걸려있다가 다른사람의 작품으로 교체되면서 유실될
뻔했으나 이후 통영 충렬사에서 입수, 보관해왔다.
이밖에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삽화와 초기에 그린 인물스케치, 유품 등이
공개돼 청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게 된다.
18세에 서화에 입문한 그는 36년 동아일보 일장기 말소사건을 일으켜
강제 해직당한 이후 창작에만 몰두, 평생 5천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왕성한 작품활동에도 불구, 세속적인 명예와 담을 쌓고 산 그는 52년
대구에서 가진 소규모 전시회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전시회를 연 적이
없다.
선전에서 9회연속 특선을 차지하고 49년부터 20년간 국전추천작가로
활동한 그는 홍익대교수 국전심사위원 예술원회원 등을 지냈다.
전시기간중 매일 오후 2.4시 관람객을 위한 작품설명회가 개최되며
28일 오후 2시 삼성본관에서는 "청전 이상범의 시대성과 독자성에 관한
재고찰"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린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