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말은 "볼이 아닌, 모래부터 먼저 쳐라"이다.
골퍼들은 이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결정적 순간에는 볼부터 치는
잘못을 저지르고 만다.
자신도 모르게 "볼에 대한 집착"이 생기기 때문이다.
볼 자체가 아니라 모래속으로 쳐들어 간다는 사실에 정신과 눈을
집중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모래부터 쳐서 과연 볼이 탈출될까"라는 벙커샷에 대한 두려움도
가지고 있다.
이 두려움을 없애고 볼부터 맞히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 볼대신
다른 것을 놓고 스윙을 해보라.
병마개 솔방울 자갈 등 볼을 대신할수 있으면 어떤 것이나 상관없다.
볼대용물을 그린에 올려 놓으려면 직접 맞혀서는 절대 안된다.
그 주변의 모래를 퍼올려야 하는 것이다.
잭 니클로스는 "폭 3인치,길이 8인치의 장방형안에 볼대용물이 있다고
가상하고 그 전체를 움직인다는 생각에 정신을 집중하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볼대용물이 벙커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는 것.
이 방법으로 벙커샷에 대한 감을 잡았을 때에야 비로소 볼을 놓고 하는
스윙으로 들어간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