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투자증권 일본 도쿄지점이 고객의 주식매수대금 미납으로 1백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증권 도쿄지점은 이 과정에서 전화통화로 무려 37억엔(4백69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나 증권사 해외영업에 커다란 헛점을 노출
시켰다.

쌍용투자증권 박정삼 국제담당이사는 25일 일본 후지필름 계열사 사장인
고바야시 게이지로씨가 도쿄증시에 상장된 (주)동방금속 주식 2백53만7천주
(37억1천1백만엔, 약 4백69억원)를 지난달 14일 주문했다가 주가하락으로
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반대매매, 16억1천3백만엔
(약 1백17억원)의 손실을 보았다고 발표했다.

쌍용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현지 변호사를 선임 1억엔에 달하는 고바야시씨의
개인부동산을 압류하는 한편 지난 7일 도쿄 지방법원에 미수금 반환청구소송
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쌍용투자증권의 피해액 16억엔은 영업기금(자본금) 10억엔의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서 이처럼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은 처음이다.

쌍용증권은 부족한 영업기금을 채우기 위해 재정경제원으로부터 12억5천만엔
의 증자를 신청, 지난 24일 인가를 받아 송금했다.

고바야시씨가 주문한 동방금속 주식은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1부소속업체
이다.

이 주식은 고바야시씨가 주문한 지난달 14일까지만 하더라도 주당 1천4백
62엔에 달했으나 23일에는 8백18엔(반대매매 평균단가)으로 1주일만에 44%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바야시씨로부터 주문을 받은 직원은 쌍용증권이 일본 메릴린치증권에서
스카웃한 2명중 스가와라 나오키씨이며 계약체결 사실을 전화로 알려주면서
이를 녹음해 놓아 소송에선 이길 자신이 있다고 쌍용측은 밝혔다.

일본 도쿄증시는 가격제한폭이 없으며 결제일도 우리보다 하루 늦은 4일
이다.

또 신용은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돼있으나 쌍용증권은 위탁
증거금을 1백% 받도록 내규로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바야시씨가 후지필름 사장의 동생으로 후지계열 3개사의 사장을
맡고 있는데다 한번 거래한 경험도 있어 증거금을 전혀 받지 않고 전화주문을
접수했다고 쌍용증권은 밝혔다.

<>.쌍용투자증권은 도쿄지점에서 대규모 미수금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사태
수습에 분주한 모습.

쌍용증권 관계자는 "일본지점의 영업기금이 바닥남에 따라 12억5천만엔
(약 87억원)을 송금했고 도쿄지점장을 교체하는 등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
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외국에 나가 있는 지점이나 현지법인들의 영업형태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고 현지 거래에서 고객들의 신용과 담보능력을
정확히 평가해 거래가 이뤄지도록 교육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에 진출할 때는 무엇보다 철저한 사전조사와
현지화과정을 거쳐 사고위험성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특정지역에 경쟁적으로 지점이나 현지
법인을 설치하고 있는데 사전준비절차가 미흡하고 현지 영업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이같은 사고가 다른 증권사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증권사들은 작전성 종목에 대해서는 절대로 전화주문을 받지
않는다며 쌍용증권이 직원관리를 잘못한 것 같다고 언급.

<< 사고 일지 >>

1월14일 동방금속 37억엔어치 전화주문(주당 1,462엔)
1월17일 매수대금중 1,000만엔 입금
1월20일 결제 미납
1월21~23일 250만주 반대매매(주당 818엔)
2월7일 소송 제기

< 박주병.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