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에서 내놓은 "금융기관 합병.전환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시장의
관심은 다시금 금융주로 쏠리고 있다.

개정안의 골자는 오는 3월부터 부실금융기관은 강제합병을 당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채무가 재산을 초과하는 등의 "부실"에 대한 판정기준도 설정됐다.

이에 따라 최근 한보사태와 관련된 은행주들이 강제합병의 대상으로 지목
되며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같은 금융기관간 합병얘기가 앞으로 "매머드급 M&A 돌풍"을 몰고 올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아직 차분한 모습이다.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의 백운 과장은 "이번 개정안은 제도정비 차원에서
예상됐던 조치여서 제일은행 등 특정은행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고 밝혔다.

금융주쪽으로 한차례 시장의 관심을 돌릴만한 재료는 되지만 실질적인 M&A로
가시화되면서 강세를 지속시키기엔 힘겹다는 진단이다.

또 부실은행을 우량은행으로 합병시키는 경우에도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을
것(허연 LG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조사역)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합병당하는 은행의 주가는 단기적인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우리나라의 시중
은행들은 상호보완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0일 주식시장에서 금융주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은행주는
약보합으로 되밀린 것도 이같은 요인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직접적인 금융기관의 합병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기엔 이른 시점이어서
이번 개정안의 영향력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지난 5일 지준율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금융주의 강세를 몰고 왔듯이 블루칩
(대형우량주)들의 조정국면을 틈탄 순환매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손희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