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내내 PC통신에 매달려 공부를 게을리하고 여행등 활동적인 여가선용도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름하여 "인터넷중독증"에 걸린 이들은 증상이 보통 심각한게 아니어서
개학이 두렵다고들 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전문의가 소개한 23세의 남자대학생이 느끼는
인터넷중독증 사례다.

이학생은 인터넷을 하고 싶은 충동을 참을수 없어 식사 목욕등 필수적인
행위를 할때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PC통신에 매달린다.

PC통신을 하다가 접속이 끊어지면 참을수 없는 분노에 휘말린다.

평소에도 뭔가 끊어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느끼고 "다운"이라는
명령어를 되뇐다.

"DOOM"이라는 PC게임의 영향으로 외출할때는 우산이나 야구방망이를 들고
나가야 마음이 놓이고 습관적으로 지도를 가지고 다닌다.

또 길가의 쓰레기통이나 드럼통을 보면 폭파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며 버려진 파란색병을 보면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에게 습관적으로 인터넷주소를 전화번호대신
알려주고 나중에 인터넷주소를 일러준것에 대해 후회한다.

유전문의는 이런 인터넷중독증은 딱히 뭐라 내릴 진단명은 없으나
"충동조절장애"라는 정신병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충동조절장애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나 남에게 해로운
행동을 하고 싶은 욕구를 견디지 못하고 반복하는 질환이다.

도벽 방화벽과 도박 비디오에 몰두하는 것등도 이런 질환의 범주에
속한다.

충동조절장애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과다분비, 성욕과 관련깊은
변연계(중뇌근처에 있는 지름 2~3 가량의 뇌조직)기능의 이상, 세로토닌등
신경전달물질분포의 비정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김주한전문의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은
다양한 정보를 갖춰 유희성과 호기심을 자극해 많은 인터넷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가상세계에서 내뜻대로 할수 있다는 정신저변의
권력욕과 원하는 정보를 모두 보지 못하면 잠을 이룰수 없는 강박감이
그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에 들어갈때 펼쳐지는 "저 모퉁이를 돌아서면 무언가 새로운
것이 기다리고 있겠지"하는 "저모퉁이 증후군"과 다양한 인격을 대리
경험하고 싶은 욕망등이 인터넷중독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런 정신적인 문제점을 가진 인터넷중독자는 과거의 기억으로
인한 불안감 우울감 죄책감을 피하기 위해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1대1의
심리상담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는 다양한 취미생활을 개척해 인터넷에 편중된 관심을
분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가급적 스포츠와 같은 동적인 취미를 갖는게 좋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