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스 상호신용금고 렌털등 중소규모의 제2금융권 금융이관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상당수의 파이낸스사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를 넘어 존폐위기
에까지 몰리고 있다.
지난달 한보철강과 한보그룹계열사의 연쇄부도로 소형금융기관이
물려있는 여신총액은 최소한 1조5천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금융기관별로는 <>리스사 1조8백66억원 <>할부금융 5백억원 <>파이낸스
1천억원 <>상호신용금고 2천억원선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한보부도여파가 이에 그치지 않고 한보협력업체와 한국IPC 멀
티그램 마이크로코리아 삼화정밀등 한보와 무관한 다른 중견기업들에까지
급속히 확산되면서 제2금융권이 걷잡을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불과 한달전만해도 멀쩡해 보이던 중견기업까지 줄줄이 무너지자 제2금
융권의 타격이 상상을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도설이 나돈 한국IPC 멀티그램등 컴퓨터유통업체의
부도로 이들의 융통어음을 할인한 신용금고 파이낸스 할부금융사들은
1천5백억원 가량을 물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망한 중견문구업체로 알려졌다가 최근 부도가 난 마이크로코리
아에도리스 1천5백억원을 비롯 할부금융 파이낸스 신용금고 사채등을
합해 적어도2천3백억원 가량이 추가로 물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로코리아의 부채액은 은행권부채 1천4백억원과 2금융권부채 2
천3백억원을 합쳐 3천7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보부도의 여파는 부산 대동조선등 지방소재 중소기업의 부도사태로
확산돼 주로 중소기업을 상대로 영업하는 미니금융기관들의 피해가 천문
학적인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관계자들은 제2금융권의 피해가 현재 드러난 규모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형금융기관들은 신용도하락을 우려해 피해액수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기가 어려운데다 앞으로 연쇄부도의
파장이 당분간 진정되기 어려울 전망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이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은행들도 한보파문에 휩싸인데다
이들 소형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급증하자 대출을 꺼리고 있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연쇄부도에 휘말린 제2금융권에서는 존폐위기에 몰린
곳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달리 일부 할부금융사와 신용금고 파이낸스사들은
불과 한달만에 1백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고 상당수의 파이낸스사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다.
금융계관계자들은 이에대해 "리스 할부금융 파이낸스 신용금고등이
급속한 여신신장을 꾀하다가 철저한 대출심사없이 문어발식 신용대출을
강행한 결과로풀이된다"며 "앞으로 제2금융권이 심각한 후유증과 함께
대대적인 구조개편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상욱.정한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