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로 야기된 한국계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은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
들었다.

외환은행이 4일 1억달러의 상업어음(CP)을 좋은 조건으로 발행하는 등 외화
차입도 재개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금융기관들은 한국계 금융기관들의 지불능력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떨치지 않고 있다.

차입금리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4일 전현직 은행장 3명이 한꺼번에 소환돼 이들 은행의 이미지가
실추된터라 해외금융시장의 파문이 어떤 양상으로 재연될지 비성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파문의 발단

=한보철강 부도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여기에 이석채 경제수석이 "은행이 망해도 지원해지 않겠다"는 발언이
사태를 심화시켰다.

이수석의 발언은 은행들의 지급능력에 대해 의문을 낳았으며 이는 일본
금융기관의 자금공여중단으로 이어졌다.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홍콩 독일 미국 등의 금융감독당국도 해당 은행을
대상으로 진상파악에 나섰다.

이는 곧 차입금리 상승으로 나타나 한보철강 부도이후 국내 금융기관의
차입금리가 평균 0.05%포인트 올랐다.

<> 앞으로 전망

=한국금융기관에 대한 외국금융기관의 의심은 수그러드는 추세다.

차입을 연기했던 금융기관들도 다시 차입에 나서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이날 유로시장에서 1억달러의 CP를 리보(런던은행간 금리)
에 0.2475%를 더한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 일본 현지지점이 부도위기에 몰린 원인

=현지 관계자들은 한국 계은행들의 방만한 자금운용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
하고 있다.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등 대형은행의 현지지점은 총자산의
4분의 1 정도를 하루짜리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금리가 연0.5%미만으로 싼 탓이다.

따라서 자금차입에 약간의 차질이라도 빚어질 경우 언제라도 부도 위기에
몰릴 소지를 안고 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