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사태는 무성한 루머를 쏟아내면서 증시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선 24일 한보철강의 부도소식이 전해지자 초반부터 종합주가지수를 18
포인트나 끌어내렸으며 다시 은행관리로 살아날 것이라는 소문으로 약보합권
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한켠에선 한보사태라는 대형악재가 가시화되고 나면 정부에서 외국인 한도
확대방침을 포함한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얘기로 한전 포철 삼성전자 등
외국인 선호종목이 막판에 강세로 돌아서는 현상도 연출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한보사태가 증시에 미치는 파장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지난 85년초 국제그룹이라는 매머드기업이 해체될 당시에도 주가는 이틀간
소폭 내린뒤 단기반등세를 보였다는 것이 대우증권 관계자의 진단이다.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정부에서 시중자금 경색을 막는데 주력하고
부실 건설업체 등에 대한 산업합리화 조치를 취한 결과였다는 풀이다.

이번 한보사태의 경우에도 주가낙폭이 깊어지면 정부에서 부양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상장사 부도의 최대피해자는 역시 부실채권에 가위눌리는 금융주와 재무
구조가 취약한 저가대형주.

이날도 장초반부터 한보철강 부도소식이 전해지며 이들 종목의 무더기
약세를 몰고왔다.

과거사례를 보더라도 우성건설과 건영의 부도로 건설 은행 종금주와 한계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었다.

흔히 상장사들이 부도를 내면 우량주쪽으로 매수세가 쏠리곤 했지만 최근의
경기상황이나 증시유동성 감소 등으로 인해 우량주들도 힘을 받지 못했다
(장 마감무렵 부양설로 강세전환했지만).

반면 대경기계 OB맥주 등 개별재료주들이 굳건한 오름세를 유지했다.

결국 한보사태로 인해 금융주 등이 당분간 영향을 받겠지만 정부의 증시부양
및 경제보완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단기적인 약세에 그칠 전망이라는
것이 증권전문가들의 견해다.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