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도시개발법을 새로 제정키로 한것은 우리나라 도시개발
기본틀의 일대 변혁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체계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이뤄져온 도시개발의 구습을
탈피해 적어도 새로 건설되는 신도시및 신시가지는 선진국 수준의 주거환경
과 자족기능을 갖춘 복합타운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이다.

이는 그동안의 신도시및 신시가지 건설이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다 주거환경이 곧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또 도시화율 상승으로 도시지역의 확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택지개발
촉진법등 기존 관련법으로는 선진국형 도시를 건설할 수 없다고 스스로
진단하고 있다.

이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제정되는 도시개발법은 <>도시개발 재원마련
<>개발기법 다양화 <>민간의 참여폭 확대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을 전망이다.

기반시설 설치비용까지 개발원가에 포함시켜 고밀도 도시를 만들어낸
수도권 신도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와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개발계획에 민간의 창의성을 대폭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도시개발법은 지난해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주도로 추진되다 중도에 무산된
"도시환경의 세계화 전략 추진방안(21세기 도시구상)"의 핵심내용이기도
했다.

건교부가 올들어 이를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도시
및 신시가지 건설이 불가피한 상황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도시개발법은 신도시및 신시가지 개발에 대한 저항을 무마할 수 있는 논리
및 명분을 미리 확보해 놓자는 복안일 수도 있다.

일부에서 도시개발법을 신도시 건설을 위한 수순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
이다.

< 김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