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운송자유화(OPEN SKIES)협정 체결을 공식 논의하기 위한 한미 항공회담
이 빠르면 오는 3월 서울에서 열린다.

미국측의 요청으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사실상 항공시장의 전면개
방을 의미하는 자국 항공정책인 오픈스카이 정책 수용을 한국에 요청할 것으
로 알려졌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미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식, 비공식 경로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항공회담 개최를 요구해와 빠르면 오는 3월께 서울에서 회담
을 개최키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보통의 항공협정에 명시된 항공운송 5자유 원칙 외에
자국 이전지점부터 여객이나 화물을 싣고 자국으로 들어와 상대국으로 수송
하는 이른바 6자유 원칙을 협정에 명시토록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미국은 멕시코 등 중남미와 캐나다 등지에서 출발, 자국을 거쳐 한
국으로 오는 항공운송이 명시적으로 가능해져 한국이 이런 나라의 항공시장
에 진출하는데 상당히 불리해지게 된다.

미국은 또 미국-한국 노선에 보잉 747 등 대형기종을 투입, 한국까지 승객
을 수송한 뒤 한국에서 최종 목적지별로 소형기종 여러대에 바꿔타게 한 후
동남아의 여러 지점으로 태워 나르거나 역으로 동남아 여러지점에서 소형기
종으로 여객을 모아 한국으로 온 뒤 한국에서 대형기종으로 갈아태워 미국
으로 가는 시스템의 수용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이렇게 되면 사실상 한국과 동남아간 직항노선 운항을
미국에 허용하는 것으로 이 노선에서 미국의 대형 항공사에 의한 시장잠식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국은 반면 미국에 이원권 추가확보를 요구할 예정인데 이원권 확보는 최
종 목적지 당사국의 동의를 얻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자칫 잘못
하면 한국은시장만 뺏기고 반사이익은 얻을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서의 이원권을 무제한 확보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미국
에서의 이원권을 남미 방향 2개 지점, 유럽방향 1개 지점 등 3개 밖에 확보
하지 못한 상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