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을 중개하는 자금중개회사가 출범 2개월을 보내면서 점차 자리가
잡혀가고 있다.

자금중개사가 처리하는 콜중개물량은 잔액기준으로 약5조2천억원에 달해
9조원대로 추정되는 콜시장규모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달 10일부터 콜자금을 전담중개하는 이 회사가 말그대로 "전담"
회사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우선 콜시장에 자금을 가장 많이 내놓는 은행신탁들이 이 회사이용을 꺼리고
있다.

신탁계정이 내놓는 콜자금의 약 10% 정도만이 중개사로 나오고 나머지는
은행신탁이 종금사 등과 직거래를 하기 때문이다.

은행신탁이 이처럼 중개사 이용을 꺼리는 이유는 일단 은행이 영업외적으로
얻을수 있는 별도의 반대급부가 없고 업무가 번잡하다는데 있다.

은행신탁은 콜자금공급을 주무르는 시장지배적 위치에서 자금을 줄때 온갖
옵션을 걸어왔었다.

그러나 무차별 시장인 중개사에 자금을 뿌려주게 되면 거래에 따른 아무런
부수적인 메르츠도 받을 수가 없게된다.

또 과거에는 종금사에 "도매"로 자금을 주고 종금사가 이를 증권사 신용금고
등에 "소매"로 뿌려주었으나 중개사를 이용하면 은행이 직접 콜자금을 이용
하는 금융기관과 일일이 직접 수표를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신탁이 없는 자금중개시장은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자금중개사의 요구대로 콜시장 참가를 의무화할수도 없다는게
정부당국의 고민이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