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종.

그에게선 자유의 냄새가 물씬 난다.

행동과 외모의 자유 그리고 사유의 자유.광고업계의 자유인이다.

그는 조그만 광고기획제작업체 BM커뮤니케이션의 국장겸 대표.

그러나 대표라는 직위보다는 제작국장(CD)이란 직책을 더 좋아한다.

회사이름을 "대장인(BM;Big Master)"으로 지은 것도 그 때문이다.

평생을 "광고장이"로 살아가겠다는 각오.

꽉찬 30대후반의 나이지만 외모는 신세대다.

뒷목머리만 길게 기른 헤어스타일에 개성있는 캐쥬얼복장.

"틀에 얽매여서는 신선하고 독창적인 광고를 만들수 없습니다"

그의 변은 간단명료했다.

"조직속의 구성원으로서는 한계를 느꼈다. 자유로운 생각으로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집단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1년반전 동방기획의 부국장이라는 좋은 자리를 차고 나와 회사를 세운 것도
그래서였다.

그는 국내광고업계의 유명인사중 한사람이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클리오국제광고제 심사위원 역임"

"국내광고업계의 최연소부국장"

"외국광고회사에서 광고제작일을 해본 유일한 인물".

그의 꼬리표는 이처럼 화려하다.

미씨선풍을 몰고온 그레이스백화점의 미씨광고는 그의 작품이다.

운나쁜 "머피의 법칙"에 대항, 행운의 "샐리법칙" 광고를 창조해낸 주인공
도 그다.

12명의 사원들과 제작한 린나이코리아의 신규브랜드 모몽카달로그도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린나이사업설명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설명은 안듣고 카달로그에만 눈길을
보냈다.

카달로그가 너무도 멋지게 제작됐기 때문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광고공부를 했다.

26살때 미국유학을 떠나 위치타주립대와 템플대학원에서 6년반동안 그래픽
디자인과 공간디자인을 전공했다.

"실력과 자유경쟁이 통하는 해외에서 인정받는 광고회사로 키우겠습니다"

작지만 강한 광고회사를 만드는게 그의 목표이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