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대비하는 기업들이 서야할 곳은 어디인가.

예측을 불허하는 기업경영환경 속에서도 성장과 풍요를 약속하는 부문으로
뚜렷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생명공학을 응용한 "바이오의약산업"이다.

그 현황과 미래를 전망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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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5년 세계 의약품시장규모는 2,800억달러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이가운데 7.1%인 2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세계 바이오의약품시장은 연평균 20%씩 성장해 2000년에는 500억
달러규모의 시장(전체 의약품시장 3,800억달러의 13.2%)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에는 1,200억달러(전체 의약품시장 5,200억달러의 23.1%)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반합성의약품의 성장률(4~5%)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이렇게 바이오의약품이 미래의 의약산업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세계유수의 제약기업과 바이오관련기업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고령화사회의 진전에 따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자원절약형
저공해 기술두뇌집약형의 산업이 각광받음에 따라 바이오의약품산업의
중요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존 합성의약품으로 정복할 수 없는 암 에이즈 등 난치병 치료에
거는 기대가 바이오의약품에 모아지고 있기 때문에 유수제약업체는 기업
성패를 바이오의약품에 걸고 있다.

대표적 바이오벤처기업인 미 암젠사는 지난 89년 빈혈치료제 에포전과
백혈구증강제 뉴모젠을 상품화했다.

연평균 68%의 매출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95년에는 19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순이익도 5억달러를 넘어섰다.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에 비해 투자분에 따른 이익창출면에서 개발
효율이 높다.

개발비가 적게 들고 인체내에 존재하는 물질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합성
의약품처럼 이물질로 인한 부작용이 줄어든다.

80년대이후 의약품산업 환경은 크게 변했다.

고령화로 노인질환에 대한 치료제 수요가 늘었다.

거대 종합화학회사까지 의약산업을 강화하는 바람에 신물질개발경쟁이
가속화됐고 기술보호 장벽이 높아져 세계적 대형신약을 창출하는데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각국 정부는 의료비 억제정책을 써 약품 팔기도 어렵게 됐다.

그래서 대형제약회사는 개발효율이 높은 바이오의약품쪽에 눈을 돌리고
있다.

투자되는 총연구개발비중 바이오의약품개발에 들어가는 비율은 훽스트사의
경우 30%, 산도스사는 25%, 쉐링 프라우는 22%로 조사됐다.

또 바이오벤처기업과 제휴와 인수합병이 늘고 있다.

대형제약사인 로슈사는 제넨테크사의 지분 60%를 인수했고 시바사는
카이론사를 매수했다.

암젠사는 일 쮸가이제약 기린맥주 등과 제휴해 세계 빈혈치료제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기존 바이오벤처기업들은 전문영역을 특화하고 기존 치료제의 효능을
개선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서구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한 일본은 신제형을 개발하고
약물의 유효성을 높이는 버전업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연구개발상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순환기질환 치료제의 경우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한 뇌출혈 뇌경색 심근
경색 등의 질환의 증가로 혈전용해제 개발이 치열하다.

과거에는 소변에서 추출한 혈전용해제 "유로키나제"가 주로 쓰였으나
현재는 출혈의 부작용으로 사용이 줄고 있다.

그래서 현재는 제넨테크사가 개발한 "TPA"가 널리 쓰이고 있다.

잠재적 환자군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TPA의 효능을 개선할 수 있는 유도체
뿐만 아니라 이를 능가하는 혈전용해제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혈액응고를 촉진하는 트롬빈의 작용을 저해하는 보조치료제개발도
병행되고 있다.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조혈호르몬인 EPO는 악성빈혈, 인공투석. 수술.항암
화학치료 등으로 인한 빈혈 등으로 쓰임새가 넓어져 2000년대를 주도하는
바이오의약품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바이오테크 오르소바이오테크 등 벤처기업이 차세대
EPO 및 대체약품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혈압강하제의 경우도 ACE저해제보다 나은 아밀린수용체길항제 등으로
연구방향이 바뀌고 있다.

혈우병치료제인 혈액응고인자도 현재 10여종의 인자가 확인됐는데 노보
노르디스크사가 그중 VIIa인자를 이용한 제품을 개발, 제조신청허가승인을
곧 받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항암제는 수요가 많은 반면 획기적인 치료제가 아직 나와있지 않다.

인터페론이 항암치료보조제와 항바이러스제 바이러스감염예방제로 여전히
각광받을 것이다.

CSF(콜로니자극인자) 등이 항암치료시 유발되는 백혈구감소를 막는다는
효과가 인정됨에 따라 암젠 카이론 쥬가이 등에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

화학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70%가 혈소판감소증으로 고생하는데 이를
보완할 치료보조제로 TPO(혈소판증식인자)가 큰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약품은 암젠사와 기린맥주 등이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볼때 EPO CSF TPO는 조만간 커다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바이러스치료제분야에서는 에이즈 간염 헤르페스 감기를 치료 예방하는
약제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헤르페스각막염 이식수술후 바이러스감염 간염을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고 있고 면역증강제가 보조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에이즈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로 치료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에이즈
바이러스의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를 저해하는 억제하는 방향으로 치료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밖에 창상 화상 궤양을 아물게 하는 TGF(종양증식인자)와 FGF(섬유아세포
증식인자) EGF(상피세포증식인자)에 대한 임상실험이 행해지고 있다.

골다공증의 치료제로 BMP(골형성인자) 등이 골절치료와 치조골재건 등에
응용되고 있다.

당뇨치료제로는 생명공학을 이용한 인슐린제품개발에 이어 IGF-I(인슐린
모양 성장인자)가 임상실험을 진행중이다.

백신분야에서는 C형.A형간염을 비롯 암 류마티스 인플루엔자 대한 백신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세균성설사를 유발하는 캄필로박터에
대한 백신이 임상실험을 진행중이거나 진행예정에 있다.

또 암 당뇨 순환기질환 골대상이상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에이즈 C형
간염에 대한 진단약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다.

최신의 바이오의약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유전자치료다.

유전자이상으로 인한 선천적 유전병을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인간 유전자 정체의 전모를 밝히는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될때를 기대하면서
대헝 기업간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렇게 볼때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89년 200억원대의 시장을 발판으로 95년 2,000억원대의 시장을 일궈냈지만
아직도 연구개발에서 제품화에 이르는 일관된 프로세스를 독자적으로 수행
하는 능력이 결여돼있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고객의 수요, 의료환경, 세계적 관련기업의 연구
개발테마 등이 변화하는 것을 고려해 역량에 맞게 연구개발분야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장차 유망할 바이오의약품을 분석해보면 1997~2000년에는 성장호르몬과
혈액추출제제의 상품화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2001~2004년에는 암 순환기질환 자가면역질환(당뇨 류머티스) 에이즈
질환에 대한 치료제가 주요상품으로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4~2007년에는 대사이상 및 혈액이상질환 치료제의 상품화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환자수가 많고 신약개발의 필요성이 높은 것은 암 심근경색 뇌졸중 등이다.

다음으로 당뇨병 각종염증 파킨슨병이 꼽힌다.

따라서 국내기업에게 유망한 연구개발영역은 중추신경계질환치료제 면역
조절제 항바이러스제 순환기질환치료제 및 예방약인 것으로 분석된다.

많은 국내업체들이 항암제나 항생제 연구개발에 치중하고 있으나 혈액
추출제제나 순환기질환치료제 등으로 연구개발의 방향을 돌려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업체는 부족한 기술력을 전략적 제휴를 통해 타개해야 한다.

외국업체와의 인수합병, 공동연구개발, 라이센스도입 등 여러가지 방책이
고려될 수 있다.

자금력으로 보나 자체기술활용면에서 라이센스도입과 공동연구개발을 통한
제휴가 바람직하다.

단기적으로 임상후기단계에 있는 의약품을 공동연구해 유망분야에 진출
하는 것이 좋다.

중기적으로는 외국의 기초연구성과나 개발아이디어를 라이선스도입해
자체개발을 통해 신물질을 합성하고 전임상실험을 마치는 것이다.

구후 임상단계에서는 해외주요제약기업과 공동계약을 맺어 상품화까지
진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업체가 안고 있는 향후 당면과제는 기초연구력제고가 우선시 된다.

산-학-연공동연구, 세계적 바이오기업과의 제휴, 세계유수연구소와의 네트
워크강화, 기초연구부문에 대한 투자확대가 필요하다.

해외기업들의 연구개발아이디어를 조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바이오산업을 단순조사 수준으로는 변화의 추세를
평가 파악해 신약개발전략수립에 반영할 수 없다.

또한 연구개발의 자원과 인력을 적재적소에 포지셔닝하는 포트폴리오의
구축을 촉진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

또한 해외연구소를 설립, 해외의 우수인재를 고용해 독립적이고 기초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해외정보를 수집하고 외국대학의 의약품개발 초기아이
디어를 입수할 필요가 있다.

< LG경제연구원 제공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