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신한국당의 노동관계법 기습처리를 계기로 시작된 노동계의
총파업이 파업 닷새째인 30일 급속히 진정되고 있다.

민주노총 권영길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말연시 국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하철 병원 등 공공부문
총파업을 잠정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노동계의 총파업은 사실상 종결단계에 들어섰으며 연초에 파업이
재개되더라도 개별사업장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하철공사에 이어 부산교통공단노조가 이날 오전 파업을 중단했고
병원노련은 야간근무자부터 정상근무토록 시달했으며 생산현장 근로자들도
집회를 취소하고 속속 일터로 돌아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대우.쌍용자동차 노조가 이날 부분적으로 조업을
재개했으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한라중공업 등 조선업계에서는 대체로
정상조업이 이뤄졌다.

노동부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72개 노조가 파업을 중단했으며 1백3개
업체 10만8천여명이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그러나 정부가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1월3일 오전8시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이날자로 자동차업체들이 파업에 돌입하는 등 7일까지 3차에 걸쳐
강도를 높여가며 2단계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위원장 박인상)도 30일 산별대표자대회를 갖고 내년초부터 2단계
총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한편 노총 산하 서울 도시철도공사(5,7,8호선)노조는 30일 실시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하고 내년 1월4일 오전4시부터 5일 자정까지
시한부파업을 강행키로 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