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나온 예언서 토정비결과 그저자로 알려진 토정 이지함의
일생을 주제로 KBS EBS의 역사다큐가 같은 날 맞대결을 벌인다.

KBS는 97년 1월7일 밤 10시15분 역사추리시간에 "토정비결에 숨은 뜻은"을
방송하며 EBS도 7일 밤 9시30분 역사속으로의 여행시간에 "토정 이지함"을
내보낸다.

똑같은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이를
같은 날 내보내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

더욱이 이들 프로그램은 토정비결의 지은이가 과연 이지함일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내용면에서 양 방송사의 체면을 건 한판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양 프로그램 제작진은 충남 아산 이지함이 살았던 곳도 똑같이 취재,
내용중에는 겹치는 부분도 상당히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정비결에 숨은 뜻을"을 제작한 KBS의 왕현철PD는 "이같이 주제가
비슷한 방송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전혀 몰랐다"면서 "인간 이지함이
살았던 시대적상황과 그의 경제적인 사상을 조명하는데 힘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토정 이지함의 애민사상을 집중 조명, 토정이 어떻게 평민들을
보살폈는지에 대해서도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정 이지함"을 제작한 EBS의 김민PD도 "두달에 걸쳐 이프로그램을
완성했다"면서 "인간 이지함의 정확한 일생을 조명하는데 촛점을 맞추었다"
면서 "특히 실학의 선구자로서 이지함이 어떻게 자리매김돼야 할지를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참고해 살펴봤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