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으로 치닫던 파업사태가 서울지하철공사노조의 파업철회결의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 김선구)는 농성중이던 서울 명동 성당에서
회의를 갖고 파업지속여부를 논의한 끝에 "시민의 발목을 잡아서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일단 현업에 복귀키로
결정했다.

노조측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민노총의 방침에 따라 파업을
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연말 교통대란은 면하게 됐다.

또 이미 파업에 들어간 부산지하철과 일부 병원노조, 파업을 검토중인
서울도시철도공사 한국통신 등 일반 시민생활과 관련된 부문의 파업 확산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낮 11시부터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소속 5백여개
단위노조 조합원 2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날치기통과 노동악법
무효화와 김영삼정권 퇴진결이대회"를 개최, 시내 곳곳은 저녁 늦게까지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또 집회에 참석했다 귀향하는 지방근로자들이 고속도로에서 전날 오후
상경때와 마찬가지로 서행운전에 나서면서 하행선 고속도로가 정체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날 전면파업에 들어간 부산지하철은 승객이 평소의 절반에도
못미치는데다 핵심노조원의 일부만 정상운행돼 시민 불편은 거의 없었다.

서울지하철도 휴이이어서 역마다 대체로 한산했으나 전동차가 역에
정차한뒤 곧바로 문이 열리지 않거나 안내방송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않는
등 파업에 따른 부작용이 빚어지기도.

서울시내 주요병원은 로비에 노동법처리를 규탄하는 내용의 벽보가
어지럽게 나붙어 있었느나 찾는 환자가 많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28일부터 파업에 동참했던 노조원들이 일부 복귀,
급식과 직원이 33명으로 늘어나 소아병원환자들을 비롯해 6층의 2개병동과
11,12층에 입원한 환자들에 대해서는 정상급식을 실시했다.

이날 여의도집회에 참석했던 민주노총소속 노조원들은 집회가 끝난후
오후 2시쯤 "해체 신한국당", "퇴진 김영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국제빌딩~
신화빌딩~대하빌딩~신한국당사~여의도광장으로 이어지는 1.5km 구간을
가두행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