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해의 힘찬 출발을 위해 마음을
가다듬을 때다.
새벽을 깨우는 해돋이는 매일 보아도 신선하지만 신년에 맞이하는 일출은
특별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새해 첫날의 때묻지 않은 싱싱한 햇살은 한해의 모든 어려움을 지탱하고도
남을 기운을 솟게 한다.
연말 연시에 가볼만한 해돋이 명소를 소개한다.
[[[ 고성 화진포 ]]]
동해안 최북단에 자리하고 있는 화진포는 새해가 되면 통일의 염원을 품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곳 중의 하나다.
화진포는 김일성과 이승만의 별장이 남아 있을 만큼 경관이 아름다운 곳.
광활한 호수주변에는 기암괴석과 울창한 해송이 들어서 마치 한폭의 동양화
를 연상케 한다.
이같은 절경을 배경으로 동해에서 해가 이글거리며 떠오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일망무제로 펼쳐진 쪽빛바다가 자연의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화진포호수를 뒤덮고 있는 백로 고니 등의 철새를 보는 것도 보너스다.
설악산 진부령을 지나 간성~화진포에 이르는 길은 산뜻한 2차선도로로
아름다운 겨울바다를 보며 달리는 코스가 일품이다.
화진포에서 남쪽으로 6km 떨어진 거진항은 명태서더리 명태밥식혜 등 명태로
만든 향토음식이 유명해 먹거리를 위해 들르기 안성맞춤이다.
[[[ 삼척 임원항 ]]]
동해안에서는 어디서나 해돋이를 볼수 있지만 임원항의 경우는 특이해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 감동을 남긴다.
그냥 수평선위로 해가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바다가 입체적으로 넓디넓게
펼쳐진 그 위로 불쑥 해가 솟아오르는 것이다.
그런 해돋이를 보려면 장소선택이 중요하다.
임원항에서 약 1km쯤 내려간 언덕위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이 언덕은 임원항의 등대를 가장 멋지게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푸른 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방파제 끝에 빨간 등대, 하얀 등대가 얼마나
기막힌 앙상블을 이루는지 가본 사람만이 알수 있다.
임원은 동해안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큰 어항이다.
이른 아침 어판장에서 열리는 경매때면 항구가 온통 들썩거리는 듯한
활기에 넘친다.
펄펄 뛰는 생선을 사서 회를 떠먹는 재미도 임원항에서 얻는 수확이다.
[[[ 거제 해금강 ]]]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에 이어 두번째로 큰 섬.
거제도에서 해돋이를 가장 멋지게 볼수 있는 곳은 동남부 끝에 위치한
갈두리 마을이다.
동백숲과 조약돌 해안으로 유명한 학동해안으로 가기전 고개가 일출을
관망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두개의 섬사이로 솟아오르는 해를 바라보면 자신이 마치 해를 껴안은 듯한
착각에 빠진다.
멀리 섬까지 찾아온 관광명소와 별미집도 빠뜨릴수 없다.
최근 남해의 하와이로 불리는 외도가 거제 해금강지구의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거제도 동남쪽 도장포선착장에서 15분이면 도착하는 외도는 영겁의 파도에
씻긴 기암절벽과 동백나무 대나무 후박나무 등이 섬을 뒤덮고 있다.
섬에 오르면 잘 다듬어진 진입로에 도열한 아열대식물들이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7백20여종의 수종이 잘 가꿔진 화원은 빅토리아섬(캐나다)의 부처드가든을
연상케한다.
거제도 장승포의 부영횟집과 오는 길의 통영 향남동 충무김밥 새집식당
(해물탕) 등이 별미집으로 꼽힌다.
[[[ 여천 돌산도 향일암 ]]]
여수 앞바다에 길게 누운 섬이 돌산도이다.
돌산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임포에는 거북이모양의 지형과 거북이등에
위치한 형국의 향일암이 자리하고 있다.
남해안인데도 매일 아침 해뜨는 장면을 볼수 있어서 향일암이라 이름
붙여졌다.
집채같은 바위틈새로 미로를 따라 올라가면 높직한 암석위에 법당과
산신각이 얹혀 있어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이름값을 하느라고 아침 해돋이 광경도 그만이다.
임포어항에서 민박을 하고 아침 일찍 산에 올라 해맞이를 하면 절이름을
실감할 수 있다.
향일암에서는 해돋이 못지 않게 보름달이 떠올라 수면이 황금색으로 변한
한밤중의 바다도 사람을 황홀경속으로 몰아간다.
돌산에서 빼놓을수 없는 것이 돌산갓김치.
톡쏘는 맛이 입맛을 돋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돌산 갓김치 공장이 두군데나 있으며 각각 직판장을 운영하고 있어 싸게
살수 있다.
우편발송도 해준다.
< 노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