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증시 결산] (2) '발행시장' .. 공개물량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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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은 기업공개물량이 대거 쏟아진 한해였다.
증권감독원장 구속사태로 공개물량 조절제도가 폐지되면서 기업공개를
기다리던 기업들이 너도 나도 공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 기업공개물량은 40개사 1조3천9백14억원(납입 기준)으로 지난해
(5천8백1억원)보다 2배이상 많았을 뿐더러 90년대 들어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공개가 자율화된 4.4분기에 쏟아진 물량만 8천5백10억원으로 올
공개물량의 61.2%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우선정책에 밀려 공개를 기다려온 주택은행(공모규모 2천6백40억
원) LG반도체(2천억원) 현대전자산업(2천억원) 신도리코(1천1백23억원) 등
대형사들이 공개에 나선 점도 이채로왔다.
이에 반해 기존 상장사의 유상증자는 크게 줄었다.
올해 유상증자규모는 146개사 3조6천4백47억원으로 지난해(5조5천8백38억원)
에 비해 34.7% 줄어들었다.
주식시장이 침체수준을 벗어나지 못해서 유상증자를 억제한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공개물량과 유상증자물량을 포함한 신주 발행규모는 모두 5조
361억원으로 95년(6조1천6백39억원), 94년(5조9천5백81억원)보다 적다.
싯가발행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도 올해 증시의 특징이다.
공개증자요건을 강화하면서 신주발행 가격을 자율화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납입자본이익률이 30%를 넘는 우량기업들만이 증시에 새로
들어올수 있게 됐다.
유상증자 요건에는 3년간 4백원이상(중소기업은 3백원이상)의 요건이 새로
마련됐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그만한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는 당위에서였다.
공모가가 자율화되면서 신주 발행가격을 높인 기업도 나왔다.
지난달 공개된 신도리코는 과거 기준으로 결정할 경우 공모가는 최대
2만7천8백37원이었어야 했으나 3만9천원으로 높여 발행했다.
상장 첫날 기준가도 공모가보다 33.3% 높게 결정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했다.
일반인 대상의 공모주 배정비율이 80%에서 60%로 줄어들고 기관투자가 대상
공개물량 경쟁입찰이 도입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공모주의 수익률은 여전히 높았다.
올해 신규상장된 업체들의 최고가대비 수익률은 평균 299.09%를 보였다.
최근 상장된 업체들이 주간사의 시장조성을 받고 있지만 올해 상장된 기업들
가운데 공모가보다 현시세가 낮은 곳은 고려산업개발 1개사에 불과하다.
최고가가 공모가보다 10배이상 높은 에스원이 3천8백21.5%의 수익률을
보였으며 디아이 메디슨 광전자 신성이엔지 미래산업 등 전자.신기술관련
업체들의 수익률이 크게 높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과거에 비해 많이 약화된게 사실이다.
공모주의 인기가 시들한 것은 청약경쟁률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평균 청약경쟁률은 54.5대 1.
지난해 68.5대 1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진 수치이다.
청약과정에서 17개사의 경쟁률이 10대1을 밑돌아 추가납부사태가 발생했고
그중 투자자및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해 주간사가 떠안아야 했던 금액만
3백95억원에 달했다.
17개사 공모규모와 비교한 추가납입분 비중(실권율)은 22.1%이다.
특히 과거기준보다 52%이상 공모가를 높인 퍼시스는 III그룹 청약자들의
외면으로 공모규모 322억원어치 가운데 27.7%의 실권이 발생했고 결국
주간사가 28억원을 떠안아야 했다.
퍼시스는 상장 첫날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량기업이라 하더라도 공모가를 지나치게 높일 경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셈이다.
공모주의 인기가 식은 만큼 신규상장기업의 시장조성사례도 늘었다.
96년 시장조성 회사는 95년 공개된 10개사를 포함해 모두 16개사이다.
지난해 5개사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기업공개=상장차익" 도식이
여지없이 깨진 것이다.
앞으로는 공모주의 인기가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공개요건 강화로 우량회사들이 기업공개에 나서겠지만 싯가발행을 하게
되는 만큼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공모주 배정비율이 단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어서 먹을 것 자체도 줄어들
모양이다.
"싯가발행제도가 정착되가면서 공개기업과 주간증권사는 스스로의 책임하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지 않는 범위내에서 공모가를 결정해야 한다.
투자자들로서도 과거처럼 공모주청약만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돼
스스로의 판단이 중요하게 됐다"(임용웅 증권감독원 기업등록국장).
새해는 발행시장에 "시장"의 개념이 정착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정태웅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
증권감독원장 구속사태로 공개물량 조절제도가 폐지되면서 기업공개를
기다리던 기업들이 너도 나도 공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 기업공개물량은 40개사 1조3천9백14억원(납입 기준)으로 지난해
(5천8백1억원)보다 2배이상 많았을 뿐더러 90년대 들어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공개가 자율화된 4.4분기에 쏟아진 물량만 8천5백10억원으로 올
공개물량의 61.2%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우선정책에 밀려 공개를 기다려온 주택은행(공모규모 2천6백40억
원) LG반도체(2천억원) 현대전자산업(2천억원) 신도리코(1천1백23억원) 등
대형사들이 공개에 나선 점도 이채로왔다.
이에 반해 기존 상장사의 유상증자는 크게 줄었다.
올해 유상증자규모는 146개사 3조6천4백47억원으로 지난해(5조5천8백38억원)
에 비해 34.7% 줄어들었다.
주식시장이 침체수준을 벗어나지 못해서 유상증자를 억제한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공개물량과 유상증자물량을 포함한 신주 발행규모는 모두 5조
361억원으로 95년(6조1천6백39억원), 94년(5조9천5백81억원)보다 적다.
싯가발행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도 올해 증시의 특징이다.
공개증자요건을 강화하면서 신주발행 가격을 자율화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납입자본이익률이 30%를 넘는 우량기업들만이 증시에 새로
들어올수 있게 됐다.
유상증자 요건에는 3년간 4백원이상(중소기업은 3백원이상)의 요건이 새로
마련됐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그만한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는 당위에서였다.
공모가가 자율화되면서 신주 발행가격을 높인 기업도 나왔다.
지난달 공개된 신도리코는 과거 기준으로 결정할 경우 공모가는 최대
2만7천8백37원이었어야 했으나 3만9천원으로 높여 발행했다.
상장 첫날 기준가도 공모가보다 33.3% 높게 결정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했다.
일반인 대상의 공모주 배정비율이 80%에서 60%로 줄어들고 기관투자가 대상
공개물량 경쟁입찰이 도입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공모주의 수익률은 여전히 높았다.
올해 신규상장된 업체들의 최고가대비 수익률은 평균 299.09%를 보였다.
최근 상장된 업체들이 주간사의 시장조성을 받고 있지만 올해 상장된 기업들
가운데 공모가보다 현시세가 낮은 곳은 고려산업개발 1개사에 불과하다.
최고가가 공모가보다 10배이상 높은 에스원이 3천8백21.5%의 수익률을
보였으며 디아이 메디슨 광전자 신성이엔지 미래산업 등 전자.신기술관련
업체들의 수익률이 크게 높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과거에 비해 많이 약화된게 사실이다.
공모주의 인기가 시들한 것은 청약경쟁률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평균 청약경쟁률은 54.5대 1.
지난해 68.5대 1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진 수치이다.
청약과정에서 17개사의 경쟁률이 10대1을 밑돌아 추가납부사태가 발생했고
그중 투자자및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해 주간사가 떠안아야 했던 금액만
3백95억원에 달했다.
17개사 공모규모와 비교한 추가납입분 비중(실권율)은 22.1%이다.
특히 과거기준보다 52%이상 공모가를 높인 퍼시스는 III그룹 청약자들의
외면으로 공모규모 322억원어치 가운데 27.7%의 실권이 발생했고 결국
주간사가 28억원을 떠안아야 했다.
퍼시스는 상장 첫날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량기업이라 하더라도 공모가를 지나치게 높일 경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셈이다.
공모주의 인기가 식은 만큼 신규상장기업의 시장조성사례도 늘었다.
96년 시장조성 회사는 95년 공개된 10개사를 포함해 모두 16개사이다.
지난해 5개사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기업공개=상장차익" 도식이
여지없이 깨진 것이다.
앞으로는 공모주의 인기가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공개요건 강화로 우량회사들이 기업공개에 나서겠지만 싯가발행을 하게
되는 만큼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공모주 배정비율이 단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어서 먹을 것 자체도 줄어들
모양이다.
"싯가발행제도가 정착되가면서 공개기업과 주간증권사는 스스로의 책임하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지 않는 범위내에서 공모가를 결정해야 한다.
투자자들로서도 과거처럼 공모주청약만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돼
스스로의 판단이 중요하게 됐다"(임용웅 증권감독원 기업등록국장).
새해는 발행시장에 "시장"의 개념이 정착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정태웅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