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규모를 한푼이라도 줄여보자.

납회를 4일 앞두고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한결같은 바람이다.

올들어 평균 21.9%(종합주가지수 기준)나 날렸다.

대형주는 손실률이 31.2%로 높아진다.

일부 작전성 개별종목이 훨훨 날아 소형주만 1.4% 올랐을 뿐이다.

이번주는 이같은 투자자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증권과 투신이 순매수우위를 결의한데다 연기금도 본격적으로 주식매입에
나서고 있는 탓이다.

잘만하면 종합주가지수가 750까지 회복돼 평균손실규모를 15% 수준으로
줄일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가슴을 펴고 좋아할 정도는 아니지만 잔뜩 주눅든 어깨만은 조금쯤 펼수
있을 것이다.

올해 마무리 지수는 연기금의 매수규모와 강도에 따라 700~750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800도 가능할수 있다"(정종렬 신영투신 사장)는 낙관론과 "680까지 되밀릴
것"(대한투신 모주식운용팀장)이라는 신중론이 맞서고는 있으나 "700선은
지켜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정부가 OECD 가입 이후에도 증시에 개입한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자금투입(연기금매수)과 매도억제(증권.투신자율결의)라는 칼을 빼든만큼
추가하락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사장은 "연기금이 연말까지 3천억원어치 주식을 사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신뢰성 차원에서 지켜질 것"이라며 "지난 18일 655선까지 밀리면서
한차례 폭풍이 지나갔기 때문에 의외로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근성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도 "연기금이 관심을 갖고 있는 낙폭과대
대형주와 실적호전주 등이 강세를 보여 납회지수는 740선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선 선경증권 조사실장은 그러나 "25일이동평균선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해 큰 폭의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고 700을 지키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
이라는 신중론을 폈다.

대한투신 관계자도 "연기금을 과신하지 말고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며
"600대로 다시 밀리는 상황도 상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주 투자전략은 연기금 투신 등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주식을 단기적
으로 선별매수한뒤 이익을 실현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

갖고 있는 주식은 연말까지 보유, 배당금을 받은뒤 그때 증시상황을 보고
결정하는게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발회후 2~3일간은 납회지수를 상회해 배당락이 곧바로 회복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서명석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이다.

무엇보다 염두에 둬야 할 일은 손실을 일시에 회복하려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지 말고 어려울 때일수록 냉철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12년 투자에 올해같은 일은 처음이다" "블루칩을 사는 정석투자가 손해폭을
늘렸다"는 하소연도 납회때까지는 잠시 접어두어야 한다.

< 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3일자).